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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과세]제도권 편입 사실상 완료..."과세 형평성 문제 생길 수 있다"

특금법 내년 시행 맞춰 과세
해외 거래소, P2P 거래 내역 확보 어려워…암호화폐 특성 무시
“기타소득 분류했지만 과세방식 양도소득과 비슷”
암호화폐 팔까?..취득가액 특례 적용

  • 도예리 기자 yeri.do@
  • 2020-07-22 12:40:39
[암호화폐 과세]제도권 편입 사실상 완료...'과세 형평성 문제 생길 수 있다'
출처=셔터스톡.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22일 발표됐다. 내년 시행될 특정금융정보법과 함께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세 방안에 보완해야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의 특성을 무시하고, 기존 세법에 맞추다보니 생긴 문제다.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했다. 납세의무자는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 내에 암호화폐 거래로 발생한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직접 납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자진 신고 의존 등 몇 가지 맹점을 지적했다.


개인이 암호화폐 거래 이익을 신고하면 당국은 '필요시' 해당 내역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거래소에서 이뤄진 거래는 내역을 확보하는 것이 용이하다. 문제는 암호화폐의 특성상 국내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도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해외 거래소, 혹은 개인 간 거래(P2P)를 통해 이뤄진 거래 내역을 당국이 어떻게 확인하느냐다.


해외 거래소, 개인 간 거래 내역 확보 어떻게?…과세 형평성 문제 소지


김병석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해외 거래소의 경우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거래 정보를 받을 수 없어 구체적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김 변호사는 “정부가 거래 이익을 원화 또는 국외 통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출처를 따지다 보면 미신고된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하지만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한 뒤 법정 통화로 환전하지 않고,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등 암호화폐로 보유하고 있다면 추적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해외 거래소에서 이익을 낸 뒤 이를 비트코인으로 바꾼다. 비트코인을 개인 콜드월렛에 보유하고 있으면 정부가 내역을 확인할 길이 없다. 콜드월렛은 오프라인 상태의 암호화폐 하드웨어 지갑이다.


익명을 요구한 회계 전문가는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한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면 과세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숨길 방법이 있다면, 국내에서 거래한 암호화폐 이익에만 세금을 매기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과세 당국은 "해외에서 거래한 자산에 대한 과세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다른 자산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과세당국은 일정 금액 이상의 가상자산을 해외 계좌에 보유할 경우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등 관련 법령을 바꾸기로 했다. 신고 누락에 대한 해외 계좌 추적은 국제 공조를 통해 풀어야 할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부당 역외 거래에 대한 가산세는 60%다. '징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암호화폐는 개인간거래(P2P)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지갑주소를 알면 그 주소로 직접 비트코인을 보낼 수 있다. 이러한 거래 내역은 블록체인 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지갑 주소 주인이 누군지는 파악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현 시스템에서 개인 간 거래 내역은 자진 신고를 하지 않는 한 정부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나중에 현금화하면 추적 가능하다는 게 정부 생각인데, 지금으로써는 탈세를 막을 다른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에서는 유리지갑처럼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반면 해외 거래소나 장외거래는 그렇지 않다"며 "이 때문에 국내 거래소를 회피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기타소득으로 분류했지만 과세방식은 양도소득과 비슷해”


암호화폐 거래 소득 책정은 ‘양도대가-(취득가액+부대비용)’ 방식으로 계산한다. 부대비용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지불하는 수수료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은 양도소득세 과세방안과 유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변호사는 “암호화폐가 기타소득으로 과세되긴 하지만 종합소득세 합산과세가 아닌 분리과세를 하는 점, 거래 소득 책정 방식, 세율이 20%인 점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양도소득세 과세안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회계 전문가들도 “일반적으로 기타소득이면 원천징수를 하는데 이번 책정 방식은 양도대가에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을 빼기 때문에 조세저항이 클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기타소득은 소득 종류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소득에서 60%의 필요경비를 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에 20% 원천징수세율을 부과한다. 판매가액에서 필요경비를 제하는 방식으로 과세를 한다면 손해를 봐도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해 조세저항이 커졌을 수 있다.


한 회계 전문가는 “정부가 국내 거래소로부터 거래 내역 확보가 가능해짐에 따라 과세표준 계산 시 필요경비 의제하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이 일일이 취득가액을 산정해 신고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암호화폐 거래를 많이 하는 사람일 경우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도 “양도가액 및 취득당시 시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정할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원화로 대가를 받았다면 문제가 없지만 양도대가를 다른 암호화폐로 받았다면 시가를 산정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는 “양도 당시 시가는 수령한 암호화폐에 대해 2개 이상 거래소 시가의 평균 금액으로 한다 등 구체적 시행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팔아야 할까?


정부는 법 시행 전 취득한 암호화폐에 대해 취득가액 특례를 적용한다. 2021년 10월 1일 전 취득해 갖고 있던 암호화폐 취득 가액의 경우 ‘입증된 실제 취득가액’과 ‘법 시행 전날 시가(2021년 9월 30일)’ 중 더 높은 가격인 것으로 채택된다.


회계 전문가는 “정부가 취득가액에 대한 특례를 둬 법 시행 이후 최초로 거래 소득을 신고할 때 세 부담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며 “개인의 경우 양도차익이 큰 가상자산은 법 시행 시기 전에 양도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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