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합 결제기업 스트라이프가 레이어1(L1) 블록체인 ‘템포’를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 초기 파트너로는 쿠팡·쇼피파이와 같은 커머스 기업을 비롯해 오픈AI(챗GPT)·앤트로픽(클로드) 등 인공지능(AI) 대표주자도 참여해 이목이 집중된다.
4일(현지시간) 스트라이프는 가상자산 벤처캐피탈(VC) 패러다임과 결제 중심 블록체인 ‘템포’를 공동으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초기 설계 파트너에는 △핀테크·금융(리드뱅크, 머큐리, 누뱅크, 레볼루트, 도이체방크, 스탠다드차타드, 비자) △커머스·서비스(쿠팡, 쇼피파이, 도어대시) △인공지능(오픈AI, 앤트로픽)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포함됐다.
업종별 대표 기업을 초기부터 끌어들여 템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범위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특히 AI 개발사가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 AI 에이전트 경제가 부상하는 가운데 템포는 ‘에이전틱 결제’를 내세웠다. 이는 사용자가 직접 결제를 실행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판단해 송금·구독료 납부·데이터 구매 등을 처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템포는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최적화된 블록체인이다. 초당 10만 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고, 거래가 블록체인에 기록된 뒤 확정 상태에 이르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는다. 또 블록체인에 자동시장조성자(AMM·Automated Market Maker) 기능을 내장해 사용자가 어떤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든 결제와 가스비 지불이 가능하도록 했다. 템포 블록체인 안에 자동 환전소를 구축한 셈이다. 이더리움가상머신(EVM)과 호환되도록 했다.
스트라이프는 템포를 중립적이고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정 스테이블코인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발행사의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구조다. 템포 블록체인은 특정 기업 몇 곳이 독점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여러 검증자가 분산해 운영한다. 장기적으로는 누구나 검증자로 참여할 수 있는 완전 개방형(permissionless) 구조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가 7월 통과되면서 주요 기업의 인프라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금융 부문을 겨냥한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글 클라우드 유니버설 렛저(GCUL)’를 개발하고 있다. 유에스디코인(USDC) 발행사 서클은 아크 블록체인을 구축 중이다. USDT 발행사 테더 역시 스테이블, 플라즈마 등 레이어1(L1) 블록체인에 투자하며 자체 생태계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