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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인 코인투자, 자기자본 5%까지 허용한다

[당국, 가상화폐 거래 가이드라인]

상장사·전문 투자법인 등 가능

국내기준 시총 20위 종목 한정

스테이블코인 포함 여부는 논의

조만간 최종안 공개…연내 시행

빗썸의 가상화폐 시세판. /연합뉴스


상장사와 전문 투자자들이 자기자본의 5%까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법인의 가상화폐 시장 참여 2단계 조치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3500여 개 법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상장법인의 가상화폐 거래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이를 6일 민관 태스크포스(TF)에 공유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1~2월 중 최종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법인의 투자·재무 목적의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안 공개와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올해 1분기) 시점을 고려하면 상장법인과 전문 투자자 거래는 늦어도 연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 코인투자 허용…'9년 족쇄' 풀고 시장확대 첫발


당국은 기업의 대규모 코인 투자에 따른 위험을 고려해 연간 입금(투자) 한도를 자기자본의 5% 이내로 정했다. 투자 대상은 국내 5대 가상화폐거래소 공시 기준 반기별 시가총액 20위 내 종목이다. 테더가 발행하는 유에스디티(USDT)를 비롯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투자 허용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확대에 따른 시장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가상화폐거래소에 분할 매매와 일정 호가 범위 초과 주문 등에 대한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투자·재무 목적으로 상장사와 전문 투자자 등록 법인의 코인 투자를 2025년 하반기 이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법인 투자 허용을 환영하면서도 한도 제한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일본은 법인의 투자 제한 규제가 없고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 등은 법인의 가상화폐 투자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법인 거래가 시작되면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해외에 없는 투자 한도 제한은 자금 유입 요인을 약화시키고 가상화폐 투자 전문 기업의 출현을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기수요 줄고 장기투자 기반 마련…원화코인·현물ETF출시 탄력 기대


정부가 상장사와 전문 투자 법인의 가상화폐 투자 빗장을 풀면서 수십조 원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자기자본이 27조 원인 네이버가 5%를 비트코인(개당 약 1억 3000만 원)에 투자하면 1만 개가 넘는 물량을 보유할 수 있다. 법인 투자 여력이 확보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출시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최근 연간 입금(투자) 한도를 자기자본의 5%로 제한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법인의 가상화폐 거래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투자 자산은 5대 가상화폐거래소가 공시하는 시가총액 반기별 총액 기준 20위권 내에서 가상화폐사업자가 정하는 종목에 한해 허용한다. 2017년 자금세탁과 시장과열 우려로 법인의 가상화폐 투자를 금지한 지 9년 만의 허용인 만큼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뒀다.

시장에서는 자금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춘 법인이 시장에 참여하면 투기적 수요가 줄고 장기 투자 기반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투자자 1000만 명을 돌파했지만 동시에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도 76조 원에 달했다. 개인투자자가 100%에 육박할 정도로 절대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투기적 수요가 몰린 탓이다. 전체 시총에서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한 가상화폐)이 차지하는 비중도 해외보다 2배가량 높다.



반면 해외는 법인 중심으로 안정적인 가상화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1위 코인베이스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법인(기관) 거래량은 2360억 달러로 전체의 81.86%를 차지하고 있다.

법인 참여로 국내에서도 기관 중심 시장으로 가기 위한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이용자도 주로 법인”이라며 “법인의 시장 참여는 스테이블코인과 ETF 등 시장 확대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신사업 확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빅테크부터 금융사까지 앞다퉈 가상화폐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규제를 피해 해외 기업에 투자하거나 해외에서 창업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상장기업이 보유한 가상화폐는 약 4000억 원에 불과했지만 해외 현지 법인의 보유 가상화폐는 약 6조 5000억 원(2024년 기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블록체인 사업을 하려면 가상화폐 취득 및 처분이 불가피하다”며 “삼성 등 대기업도 미국 블록체인 기업에 주로 투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韓도 물꼬텄지만 '5% 한도' 발목…급변하는 글로벌 흐름 뒤처질 수도


다만 해외와 달리 법인 투자에 일부 제한을 걸면서 이 같은 해외 수요가 국내로 돌아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홍콩,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일반 법인 거래에 대한 명문화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한국판 스트래티지’ 출현이 어려워졌다는 말도 나온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보유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자기자본 5%룰 탓에 막히게 됐다는 얘기다. 일본만 해도 메타플래닛 같은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기업들이 존재한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투자 비중 제한 규제는 찾기 어렵다. 박상진 법무법인 에스엘파트너스 선임외국변호사는 “금융 기업이나 특정한 면허를 요구하는 회사가 아닌 일반 기업에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한도를 두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보험사의 주식 투자 제한도 20년 전에 폐지됐다”며 “가상화폐에만 과도한 규제를 적용하면 빠르게 치고 나가는 글로벌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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