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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소품블 48]먼지의 해법과 블록체인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컴퓨터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한국블록체인학회 부회장

‘내 조그만 공간속에 추억만 쌓이고
까닭모를 눈물만이 아른거리네
작은가슴을 모두 모두어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 바람에 날려 당신곁으로~’
몇 번의 리메이크를 통해 발표된 ‘먼지가 되어’라는 노래이다. 발표될 때 마다 계속해서 인기를 얻었던 심금을 울리는 가사였다. 몇 년 전에 슈퍼스타K4에서 경연곡으로 열창을 하면서 인기를 다시 얻었다.

성경에는 타인의 눈 속에 있는 티끌을 보는 사람이 자신 눈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렇듯 잘 보이는 티끌 같은 먼지가 다른 상황에서는 날아가버려 사라지는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말이 씨가 된 것 인가? 노래를 애창해서 인기를 얻게 된 가수가 정말 먼지처럼 사라져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최근 들어 미세 먼지를 비롯해서, 먼지가 우리 일상에서 자주 화두가 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지탄 받을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가수만이 먼지 신세가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다양한 주제로 암호화폐 비즈니스들이 호기롭게 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자금을 모으며 시작했지만, 이것들도 먼지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눈에 보일 듯 잘 보이지 않는다.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손으로 쉽게 잡히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사업의 약점은 타인의 눈에 있는 티끌보다 크게 잘 찾아 낸다. 그러나, 자신의 들보 같은 문제점은 외면하고 감추려 하고 있다. 좀 더 투명해지고 솔직해져야 하는 데 아직도 간극이 있는 것 같다.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고,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시사점을 짚어 보았으면 한다.

먼지 자체는 정말 미미한 존재이지만, 그것이 뭉쳐있을 때는 커다란 위협이 된다. 미세먼지의 경우를 보면 너무나도 명확하다. 먼지는 누구 하나의 손에 의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혼자만이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나 하나쯤이야 이라는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모두가 함께 피해를 보는 구조이다. 참여했을 때 혜택이 바로 확인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커다란 피해를 내게 주기도 한다. 먼지가 쌓이는 것은 게으름과 오래됨의 다른 표현이 되기도 한다.

해법은 올바른 블록체인 비즈니스와 많이 닮아 있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하고, 서로 건전한 견제 장치를 가동해야 한다. 이러한 참여에 대한 보상이 일상에서 활용이 되도록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렇지만 자발적 참여와 보상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듯 어려운 일이기에 블록체인 기반으로 사업을 하게 되면,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말이 성립이 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입게 될 피해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기는 쉽다. 그러나, 결국에는 자기도 손해를 보게 되는 사실을 명심하자. 블록체인이 가져온 새로운 사상인 토큰이코노미가 오염되면 혼탁한 공기가 숨쉬기 힘들게 하는 것처럼, 모두가 같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검찰에서 거래소에게 암호화폐(검찰의 표현으로는 가상화폐) 주소를 조회하는 시스템의 개발에 대해 협조를 했다. 정부에서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조달, 사기, 유사수신 등과 관련된 범죄 수사를 위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물론 좋은 의미로 활용될 수 있다. 미세먼지같이 피해를 주는 현실이기에 타당한 조치일 수 도 있다.

먼지를 없애는 해법이 무엇인가를 자문해 보면, 뭔가 앞뒤와 순서가 어긋나 있는 느낌이다. 내 집에서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서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면 문제가 모두 해결될까?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기 위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 생산을 위해 화석연료를 이용한다면, 이것이 옳은 해법인가? 한국에서 공기청정기를 많이 팔기 위해서 중국에 있는 공장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생산을 위해 공장에서 화석연료를 더 많이 사용한다면 미세먼지를 없애는 효과가 유지되는 건가?

죄수의 딜레마에서 해결책은 동시에 침묵을 지키는 것이다. 배신하지 않고, 서로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제시를 하면서, 문제점을 없애는 노력을 같이 해야 한다. 그렇게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해법에 가까울 것이다.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교수

김연지 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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