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형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가 확대되는 가운데 두바이 정부 승인을 받은 실물연자산(RWA) QCDT가 맨틀 네트워크에서 발행되기 시작했다. 규제 적합성과 실물담보를 갖춘 자산을 찾는 기관 수요가 늘며 온체인 금융 인프라도 빠르게 확장되는 흐름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바이 금융서비스청(DFSA)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QCDT를 승인했다. QCDT는 맨틀 블록체인에서 발행된다. 이 상품은 중동 최대 자산 규모를 보유한 카타르국립은행(QNB)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DMZ파이낸스와 공동으로 출시한 토큰화 MMF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는 QCDT를 담보로 수용하는 첫 거래소가 됐다. 자격을 갖춘 기관은 미국 국채로 구성된 토큰화 MMF를 마진 담보로 설정해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바이비트는 QCDT 담보를 기반으로 대출 총량을 최대 10억 달러(약 1조 4678억 원) 규모로 마련했다. 기관은 보유 담보를 활용해 실물자산 기반의 온체인 운용 전략을 구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글로벌 운용사들이 RWA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는 가운데 QCDT도 이 흐름의 연장선에 놓인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로 평가된다. 블랙록의 BUIDL과 프랭클린템플턴의 BENJI가 선도한 토큰화 MMF 시장에 QCDT가 합류하며 ‘BBQ’ 자산군이 구축됐다.

기관 중심 온체인 금융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디파이 프로토콜 입지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 달 국내 주요 원화 마켓거래소 업비트·빗썸에 상장된 클리어풀(CPOOL)이 대표적 사례다. 클리어풀은 기관이 블록체인에서 담보 없이 신용을 조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온체인 무담보 대출 프로토콜이다. 이 프로토콜은 기업의 신용 정보를 기반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결제 기반 금융(PayFi)까지 지원한다. 최근 국내 가상화폐 수탁사 한국디지털에셋(KODA·코다)과도 협업하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BTC) 담보 유에스디코인(USDC) 대출 서비스의 기반 인프라로 사용되는 모포도 기관형 디파이로 영역을 키우고 있다. 모포는 기관 중심 대출 수요에 맞춰 올해 6월 ‘모포 V2’를 공개했다. 모포는 당시 “디파이에서 정교한 전략을 구사하는 기관 투자가가 늘고 있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기관형 디파이가 확장되는 흐름에 대해 업계는 시장 참여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선 마 DMZ파이낸스 공동창업자는 “토큰화를 통해 실물자산 접근성을 디지털 형태로 넓히는 것이 목표”라며 “맨틀과 바이비트와의 협력은 기관 시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