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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인터뷰]한건희 부크크 대표 "PoD 사업 무기는 콘텐츠를 많이 쌓아두는 것"

코로나19 여파…참고서, 교재 분야 판매량 급증

PoD사업 핵심은 다양한 콘텐츠 많이 확보하는 것

대형 출판사와 협업한다면…품절, 절판 물량 처리 가능

한건희 부크크 대표와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도예리 기자.


“주문형인쇄(PoD) 사업의 무기는 콘텐츠를 많이 쌓아두는 겁니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재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가출판 플랫폼 ‘부크크’를 운영하는 한건희 대표의 말이다.

지난 21일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부크크 사무실에서 한 대표를 만났다. 부크크 사무실이 위치한 층에 들어서자 책 냄새가 코끝에 번졌다. 외주를 맡기지 않고, 보유한 인쇄기로 직접 책을 제작하고 있었다.



부크크는 지난 2014년 설립됐다. 누구나 무료로 책을 출판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도서 컬러, 책 규격, 표지 재질, 책 날개 등을 저작자가 선택할 수 있다. 부크크에 원고 등록을 완료하면 YES24, 알라딘, 교보문고 등 부크크와 제휴를 맺은 업체에서 유통된다. 주문이 들어오는 만큼 제작을 하기에 사전 투입되는 비용이 없다. 저자는 책이 판매되면 소비자 가격의 35%를 가져간다. 저작권은 저자가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만 명이 부크크를 통해 책을 출판했다. 부크크 매출의 95%는 책 판매 수익에서 나온다. 나머지 5%는 표지 디자인 등 유료 서비스에서 창출된다.


코로나19 여파…참고서, 교재 분야 판매량 급증


한 대표는 “매년 평균적으로 매출이 40%씩 증가해왔다”고 밝혔다. 올해는 이미 그 목표치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컸다는 게 한 대표 분석이다.

부크크는 외주를 맡기지 않고 직접 책을 제작한다./사진=도예리 기자.


참고서, 교재 분야 판매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는 “경찰 경감 계급 승진 시험을 통과한 사람이 낸 책, 임용고시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쓴 책 등 실무자가 낸 책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학원 등 오프라인 교육을 받기 힘들어지면서 비대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N잡’ 열풍도 매출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한 대표는 “부크크가 탈잉, 클래스101 등과 N잡 테마로 묶여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한 대표는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사람들이 부크크를 다양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변화”라고 밝혔다.


PoD사업 핵심은 다양한 콘텐츠 많이 확보하는 것


부크크는 7년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간 부크크와 유사한 플랫폼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비결을 묻자 한 대표는 “이 시장은 먼저 진입하는 자에게 유리한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PoD는 주문이 들어오면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책 한 권 당 주문량은 대형 출판사에서 내놓는 책에 비하면 상당히 적다. 이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히 팔리는 책이 부크크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한 대표는 “2014년, 2015년에 낸 책이 지금까지도 팔린다”고 전했다. 이러한 종류의 책이 증가할수록 부크크 매출은 올라간다. 그는 “올해만 해도 약 4,200종 정도의 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의 특성상 새로운 사업자가 PoD 사업에 뛰어든다 해도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이 때문에 부크크처럼 인쇄기기를 직접 구매하는 등의 투자를 하기도 쉽지 않다. YES24나 알라딘 등에 책을 유통하기도 어렵다. 한 대표는 “YES24 같은 유통 플랫폼에선 판매되는 책의 종류가 많아야 이득”이라며 “부크크는 수천 종의 책을 제공하지만 신규 PoD 플랫폼은 쌓아둔 콘텐츠가 별로 없어 유통 플랫폼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느끼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 출판사와 협업한다면…품절, 절판 물량 처리 가능


그렇다면 대형 출판사가 PoD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대표는 “아무래도 PoD 시장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굳이 비용을 들여 이 사업을 시작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그는 대형출판사가 부크크 같은 PoD 업체와 협업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품절이나 절판된 책을 부크크에서 처리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품절, 절판이 됐다는 것은 재고 물량이 없고, 새로 대량 출판을 하기엔 그만큼 책에 대한 수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책을 부크크에 맡기면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제작이 가능하다. 대형출판사 입장에선 그간 팔지 못했던 책을 팔 수 있게 돼 이득이다.


콘텐츠 재활용, 판매 창구까지 열면 성장 가능성 커


한 대표는 “콘텐츠를 저장해 재활용하고, 판매 창구까지 열어주는 부크크의 PoD 사업 방식은 다른 상품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회성으로 상품을 제작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해당 데이터를 보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활용해 판매할 수 있는 통로까지 열어주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도예리 기자 yeri.do@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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