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1·2·3대 카카오 CTO가 모두 투자한 블록체인 회사가 있다. 바로 수퍼트리다. 글로벌 크립토 펀드 블록워터캐피탈도 지난해 11월 투자자로 가세했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 플랫폼과 게임 디앱(DApp)을 개발하는 수퍼트리는 게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최성원 대표가 이끌고 있다. 최 대표는 룽투코리아 COO, 엔픽소프트 COO·CFO, 웨메이드엔터테인먼트, CJ E&M, CJ지주사, NHN 등을 거치며 개발과 사업, 전략 등을 고루 섭렵했다. 카카오는 룽투코리아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수퍼트리가 카카오 CTO들의 마음을 산 요인을 무엇일까? 22일 수퍼트리 본사서 만난 최성원 대표는 “일반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과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라면서 “유저가 게임을 즐기는 데에 방해가 되는 장벽은 모두 없앤다는 생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 디앱을 하기 위해선 EOS나 ETH와 같은 암호화폐가 필요하다. ETH는 디앱 사용을 위한 가스비(gas fee)로, EOS는 스테이킹용으로 각각 확보해야 한다. 더 나아가 디앱 게임 내 지불용으로도 암호화폐는 필수다. 이런 요소는 암호화폐와 친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이 디앱 게임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거대한 장벽과도 같다.

최성원 대표는 “메타마스크의 다운로드 수는 100만회 정도로 그치며 활성화 유저는 30만명에서 40만명 수준”이라면서 “각 암호화폐를 보유한 사람들만 디앱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게임 개발사로선 쥐약”이라고 지적했다. 디앱에 진입하는 데에 걸림돌이 있으면 사실상 킬러 앱의 출현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수퍼트리의 첫 번째 게임인 크립토도저(Crypto Dozer)는 1월 26일에 사용자 환경 개선을 위한FGT(Focused Group Test)를 진행했다. 2월 CBT(Closed Beta Test)를 진행하고 대중에 게임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성원 대표는 “암호화폐가 없어도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며 “소액결제는 페이팔 등 기존 결제 수단을 활용하고, 이더리움(ETH) 등 암호화폐 등으로도 크립토도저에 쓸 토큰을 아주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퍼트리는 크립토도저 이외에도 다수의 디앱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브라우징형 HTML5 기반 디앱 게임을 만들어 메이저 플랫폼에 서비스를 한 이후 수퍼트리는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플레이댑(PlayDapp)’도 선보일 계획이다. 설치형 앱들을 위해 플레이댑 SDK도 제공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게임 아이템 복사, 아이템 당첨 확률 조작 등의 문제가 플레이댑에서는 발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메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인 플레이댑에선 다양한 디앱 게임을 사용자들이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인지하지 않아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플레이댑 1.0에선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과 자산을 교환하고, 법정화폐와 암호화폐를 플레이댑 토큰인 PLA로 환전할 수 있다.

수퍼트리는 아직까지 암호화폐공개(ICO)를 계획하고 있진 않다. 최성원 대표는 “제품과 서비스가 검증된 이후 그때 고민하면 된다”며 “100억원 이상 투자 유치를 받아도 제품이 안 나온다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

심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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