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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넥스트]④남북 교류, 암호화폐가 책임진다

블록체인 신뢰 프로토콜이 만드는 새로운 남북 질서


남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남북한 해빙 무드가 펼쳐지는 이때, 법정화폐가 다른 남북한이 블록체인으로 설계한 암호화폐를 쓴다면 어떨까? 무엇보다 먼저 ‘신뢰’ 구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블록체인은 남북 관계처럼 이해당사자가 많고 신뢰가 필요한 시장에 효과가 크다. 남북한 외에도 미국, 중국 등이 얽힌 한반도 국제 정세는 신뢰가 생명이다. 특히 미국이나 한국 입장에서는 교류 자금이 핵무기 개발이나 군사용으로 쓰여선 안 된다. 중국도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데 암호화폐 네트워크 설계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세계적 이슈인 남북문제에 투명성과 신뢰성이 확보된다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다. 국제사회도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물론 그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겠지만, 거버넌스 논의 수단으로서도 블록체인은 가장 최적화돼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면 남북 간 합의에 따른 운영 이슈는 코드로 해결할 수 있다. 합의 프로토콜이 실행을 강제한다.

블록체인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에서 자유롭게 만든다. 현재 북한은 국제 금융 결제망인 SWIFT를 이용할 수 없어 북한 내 은행으로 송금이 막힌 상태다. 블록체인은 이런 제재와 상관없이 당사자끼리 자율 거래 및 규제를 가능하게 한다. 당사자 합의를 통해 재화나 상품, 용역 등이 인도적으로 흐를 수 있는 길을 튼다.

남북한 경제 커뮤니티 형성과 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도 블록체인은 적절하다. 예전부터 남북한 교류에서 이슈가 됐던 지점 중 하나가 결제 수단이었다. 두 나라 통화가 다르기 때문에 중립적인 화폐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이전에는 적합한 수단이 없었으나 암호화폐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규모나 비용 등의 문제로 지역화폐에는 블록체인이 적합하지 않아도 국가 간 거래 규모라면 블록체인은 좋은 도구이자 수단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가 투기 대상이 될 위험성도 적다.



독일도 통일할 때 화폐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았다. 경제 통합에 있어 가장 어려운 지점이 통화 스왑이다. 환율과 해당 국가 경제력에 따라 스왑 비율이 정해지는 데 한쪽 화폐를 버리는 것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남북경협이 본격 활성화되면 화폐 문제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남북이 서로 다른 화폐 체계를 쓰기 때문에 많은 절차와 비용이 드나 암호화폐로 교류하면 절차 축소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암호화폐는 싹이 튼 남북 교류에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개성공단에만 사용하다가 금강산 관광, 백두산 관광 등에도 활용 범위를 넓히고 북한 경제특구에 암호화폐 도입도 가능하다. 이것이 어렵다면 남북 양쪽 화폐를 쓰다가 교류용으로 별도 화폐를 만들어도 좋다. 교류 규모가 커지면서 세 번째 화폐가 남북한 화폐를 대체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특정 코인을 하드포킹해서 통일 화폐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기본 전제는 합의다.

이처럼 남북경협과 블록체인의 만남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다. 블록체인이 지닌 장점이 남북 교류에 얽힌 실타래를 푸는 단초가 된 셈이다. 신뢰 획득은 물론 자금 흐름의 투명성 확보와 자금 용도 제한 등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작게 시작해서 점점 넓혀 갈 수 있는 블록체인의 확장성이 남북경협의 전개 과정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남북 교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고 민의까지 반영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보스코인처럼 민의 반영을 위해 1인 1표를 택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남북통일 화폐를 만들 때도 유용할 수 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전제로 남북한 시민이 무엇을 얼마나 원하는가에 따라 통일 화폐는 모습을 달리할 수 있다. 남북이 사용하는 암호화폐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북한 IT인프라가 중요하다. 북한 통신 네트워크는 폐쇄 망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남북 교류나 블록체인 활용을 위해서는 중국처럼 상업적 네트워크는 열고 정치적 의사표현 등은 닫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남북 교류에 암호화폐가 활용된다면 이는 블록체인 역사에서도 중대한 변곡점이다. 냉면이 남북관계 개선의 시작점에 있었다면, 블록체인은 남북 경제 교류의 넛지(Nudge·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자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코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하기(Communicating through Coins)”. 남북경협에 블록체인이 가세한다면 첫 번째 블록에 이 문구를 넣고 싶다.

화폐는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는 표상이다. 남북이 하나의 코인으로 교류하는 날, 남북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열 것이다. 인류는 화폐를 통해 자신의 바람을 실현했다. 남북한도 새로운 화폐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 있다. 기회(남북미 정상회담)가 왔다. 방법(블록체인)도 있다. 자, 이제 발을 내디딜 차례다./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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