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행한 플랫폼 토큰 비앤비(BNB)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낸스가 BNB 체인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BNB 가격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14일 오후 2시 52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BNB는 전일 대비 4.6% 내린 1236.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1375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달성했지만 이후 소폭 하락한 모습이다. BNB는 최근 한 달 새 31.42%, 1년 간 113.44% 폭등했다. BNB는 빗썸·코인원·코빗 원화 마켓에 상장돼 있다.
창펑 자오 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BNB가 왜 이렇게 강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며 “다른 이들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경쟁사를 공격할 때 BNB 체인 핵심 플레이어들은 자기 돈으로 사용자들을 보호했다”고 말했다.
BNB는 2017년 이더리움 기반으로 발행됐다가 2년 후 자체 메인넷을 출범하면서 이전했다. 초기 발행량은 2억 개다. 분기별로 자동 소각 시스템을 통해 총 공급량을 1억 개까지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물량이 감소하면 BNB 가격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각 시스템은 바이낸스와 별도로 운영된다.
BNB 재단은 7월 10일 32번째 BNB 소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소각된 물량은 159만 5599.78BNB다. ‘BNB번닷인포’에 따르면 다음 소각 예정 물량은 144만 1281.41개로 추정된다. 이날 코인마켓캡 기준 현재 시장 유통량은 약 1억 3918만 개다.
거래소 주도 토큰인 만큼 바이낸스 내 활용도가 높다. BNB로 수수료를 결제하면 현물·마진 거래 수수료의 25%, 선물 거래 수수료의 10%를 절감할 수 있다. BNB 보유자에게는 BNB 체인 기반 프로젝트 토큰이 에어드롭으로 지급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BNB체인 생태계 영향력이 커지면서 바이낸스를 넘어선 외부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BNB체인은 △BNB 스마트체인(BSC) △오피비앤비(opBNB) △BNB 그린필드(BNB Greenfield) 세 축으로 구성돼 있다. BNB는 이 생태계의 기축통화로 활용된다. BNB 체인 기반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BNB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BSC는 레이어1(L1) 체인이다. 이더리움가상머신(EVM)과 호환된다.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이 작동하는 핵심 네트워크다. 이날 가상자산데이터제공업체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BSC의 총예치금(TVL)은 90억 9500만 달러(약 13조 313억 1600만 원)로 집계됐다. TVL 비중은 6.93%로 이더리움(67.35%), 솔라나(8.92%)에 이어 3위다. BSC 기반 프로토콜은 1030개로, 솔라나의 3배 수준이다. 이는 디파이 생태계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중에 BSC 기반으로 발행된 코인의 비중은 4.68%로, 이중 테더(USDT) 비중이 64.49%에 이른다.
BNB를 자산으로 비축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이징에 본사를 둔 차이나 르네상스는 창펑 자오의 패밀리오피스 이지아이랩스(YZi Labs)와 손잡고 약 6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BNB 투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차이나 르네상스는 8월에도 BNB에 약 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자금은 미국 내 디지털자산 운용사 설립에 투입될 예정이며, BNB를 주요 투자 자산으로 축적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BNB 체인은 또 4500만 달러 규모의 에어드롭을 실시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밈코인 트레이더 대상이며 약 16만 개 지갑에 BNB 토큰이 무작위로 지급될 예정이다. 에어드롭은 이번 주 시작돼 11월 초까지 마무리된다.
BNB 체인은 생태계 확장을 위한 마케팅과 커뮤니티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창펑 자오는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BNB 체인 행사에 깜짝 방문해 생태계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BNB는 바이낸스와의 연계성이 높아 거래소 리스크에도 영향을 받는다. 최근 바이낸스 내부 가격 데이터 오류가 발생하며 대규모 청산이 일었다. 당시 BNB는 1235달러에서 1043달러로 약 15.5% 급락했다. 바이낸스가 즉각 보상책을 내놓으면서 가격은 다시 안정됐지만 이는 BNB가 여전히 거래소 리스크와 긴밀히 맞물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