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NFT 하나가 수십 억 원에 거래되는 세상입니다. 열기가 이어질지 이대로 식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NF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NFT를 사고 싶어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NFT는 무엇인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대체 왜 인기가 많은 건지 [도예리의 NFT 레이더]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부하면서 유망한 NFT 프로젝트를 가려내는 식견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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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의 암호화폐 지갑 생성 수가 약 3개월 만에 300만 개를 넘어섰다. 레딧 NFT를 하나라도 보유한 단일 지갑 주소 수는 280만 개를 돌파했다. 크립토 겨울이라 불리는 침체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이다.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레딧은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레딧은 지난해 레딧 내 증권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가 밈 주식 열풍을 주도하면서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레딧 이용자들이 조직적으로 공매도 세력에 대응해 게임스톱(Gamestop), AMC 등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커뮤니티의 집결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팔리 바트(Pali Bhat) 레딧 최고 제품 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테크 크런치가 진행한 행사에 참석해 “레딧 사용자 300만 명 이상이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50만 명은 플랫폼에서 프로필 사진으로 이용 가능한 NFT 아바타를 구입하기 위해 지갑을 만들었다고 그는 부연했다.

레딧은 지난 7월 폴리곤 기반 NFT 마켓플레이스를 출시했다. 레딧에 사용되는 프로필 사진을 NFT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6일 기준 폴리곤 앤 듄 애널리스틱스(Polygon and Dune Analytics)에 따르면 NFT를 하나라도 보유한 지갑 수는 282만 5131개에 달한다. 이중 대부분(99.1%)은 NFT를 한 개 갖고 있고, NFT를 2개 이상 보유한 지갑 수는 현저히 적다. 이는 레딧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암호화폐 지갑 볼트(Vault)를 만들면 NFT 한 개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지갑을 만들고 NFT를 무료로 받은 사용자가 대부분이고, 추가로 NFT를 거래하는 사용자는 아직 적다는 뜻이다.

기자는 직접 이날 레딧에 가입해 암호화폐 지갑 볼트를 생성해봤다. 과정은 간단했다. 터치 몇 번으로 1분도 채 안 돼 지갑이 만들어졌다. 안타깝게도 볼트 지갑 생성자에게 NFT를 제공하는 이벤트는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이란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용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사용자는 이 지갑을 통해 아바타 NFT를 매입할 수 있다. 보유한 NFT는 레딧 커뮤니티에서 댓글을 달거나 글을 작성할 때 프로필로 사용할 수 있다.

레딧은 30여명의 아티스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약 4만 개의 아바타 NFT를 발행했다. 이들 NFT의 가격은 9.99달러에서 99.99달러 사이였는데, 이날 기준 모두 매진됐다. 레딧 NFT의 선풍적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레딧 NFT의 성공 비결은 단단한 커뮤니티와 낮은 진입장벽으로 보인다. 게임스톱 사태에서 드러나듯 커뮤니티의 응집력이 NFT 성공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커뮤니티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확실한 유틸리티가 있다는 점도 성공 요소로 꼽힌다. 또 볼트 지갑 생성 과정에서 알 수 있듯 최대한 사용자 친화적으로 서비스를 구성했단 점도 레딧 NFT 열풍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폴리곤 기반 레딧 NFT가 인기를 끌면서 암호화폐 폴리곤(MATIC)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단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과연 레딧 NFT가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