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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인터뷰]“사람 대신 스마트컨트랙트가 거래 중개···독과점 유통 구조 바꿀 것”

■저스틴 베논 보손 프로토콜 대표

메타버스 상거래 서비스 공동 창업

실물과 연계한 NFT 거래 기반 조성

과도한 중개 수수료 편취 구조 혁신

가스비 해결 위해 폴리곤 이전 계획

“공정한 플랫폼으로 다수 행복 추구”



테라·루나 폭락 사태 후폭풍이 여전히 거세다. 크립토 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커지면서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바라보는 눈초리도 더욱 따가워졌다. ‘NFT 거품론’이 득세하는 가장 큰 이유는 NFT와 실물 세계 간 연결고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실질적인 용례가 없는 탓에 NFT는 결국 실체 없는 디지털 영수증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메타버스 상거래 인프라 서비스 ‘보손 프로토콜’의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를 맡은 저스틴 베논(Justin Banon)은 “새로 등장한 기술에는 버블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NFT의 내재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가 생각하는 NFT의 가치는 강력한 소유권에 있다. 그는 “NFT가 거래되는 플랫폼은 누구도 없앨 수 없기 때문에 NFT도 마치 실물 자산과 같다”며 “특히 웹의 미래가 될 메타버스 안에선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나만의 정체성에 대한 욕구가 더욱 커져 NFT가 중요해지고 질 것이고, 그것과 대응하는 실물에 대한 욕구도 당연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논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디센트럴랜드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실물 자산을 NFT의 형태로 거래할 수 있는 보손 프로토콜서비스를 만들었다.



“중개자 거래 시스템, 시장 실패로 이어져…사람이 아닌 코드로 거래 고안”


베논 대표는 전자상거래 전문가다. 디지털 비즈니스와 디지털 화폐 분야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보손 프로토콜 창립 이전에는 영국 콜린슨(Collinson) 그룹에서 글로벌 로열티 보상 부문을 관리했다.

이런 개인적인 배경으로 인해 블록체인을 공부하면서도 블록체인 기반 실물 거래가 중개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근본적 한계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베논 대표는 중개자를 거치는 거래 시스템은 시장 실패를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중개자가 거래 과정에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고 하기 때문에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메타(구 페이스북)는 플랫폼 위에서 팔린 제품의 매출액 47%를 수수료로 가져간다”며 “중개자들이 과도한 이익을 편취하면서 시장이 망가진다”고 주장했다.

그가 고안해낸 해결책은 사람이 아닌 스마트컨트랙트라는 코드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스마트컨트랙트로 중개자 없는 실물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보손 프로토콜의 독특한 컨셉”이라며 “디지털과 실물 아이템을 NFT 형태로 거래하는 새로운 디지피지컬(digi-physical) 트렌드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신상 정보 등록 필수 아니야”


그렇다면 보손 프로토콜은 어떻게 NFT를 통한 실물 거래를 지원할 수 있을까. 실물 배송을 위해 불가피하게 판매자와 구매자의 개인 정보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의 탈중앙성과 익명성이 침해되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베논 대표는 판매자, 구매자 모두 자신의 신상 정보를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물 자산을 배송하기 위해선 주소를 알아야 하지만 그 주소는 자신의 주소가 아니어도 된다”며 “어떤 개인 정보도 공개하지 않아도 실물 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보손 프로토콜 버전2의 경우 판매자에게 정보 공개 옵션을 줄 계획이다. 그는 “판매자는 예를 들어 이메일 주소 등을 공개해서 구매자와 소통할 수 있다"며 “효율성과 커뮤니케이션 편의를 위해 탈중앙성을 조금 포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매자 본인 확인은 증거 요구사항(evidence requirements)이라고 불리는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배송 사진이나 PIN 번호 등으로 실제 구매자가 상품을 배송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더리움 가스비는 걸림돌…버전2는 폴리곤 이전할 것”


혁신적인 탈중앙화 실물 거래 서비스를 표방하는 보손 프로토콜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이더리움(ETH)의 악명 높은 가스비다. 현재는 보손 프로토콜(BOSON) 토큰을 에어드롭하는 방식으로 거래시 부담한 가스비를 보상해주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따라서 곧 출시될 보손 프로토콜 버전2는 메인넷을 이더리움에서 폴리곤으로 옮길 예정이다. 베논 대표는 “폴리곤 이전에 대해 뜨거운 찬반 논쟁이 있었다. 특히 프로토콜 디자이너들이 이더리움 2.0도 디자인하기 때문에 반대 의견이 있었다”며 “폴리곤의 단점은 우리가 원하는 만큼 탈중앙화 되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적합한 솔루션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손 프로토콜은 궁극적으로 멀티체인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양한 체인 위의 자산과 메타버스 플랫폼에 보손 프로토콜을 적용하려 하기 때문에 멀티체인을 지원해야 한다"며 “폴리곤으로 체인을 옮기는 것으로 거래 수수료 문제를 일단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3월 디센트럴랜드 메타버스 패션 위크 파트너 참여…올 여름 페스티벌 개최”


보손 프로토콜은 지난 3월 디센트럴랜드에서 열린 메타버스 패션 위크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등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메타버스 부지 위에 실물 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자판기를 세워 놓거나 디센트럴랜드 내 NFT 마켓플레이스 ‘보손 포털’에서 토미 힐피거 등 명품 브랜드 실물 제품을 NFT로 판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손 프로토콜 서비스를 지원했다.

보손 프로토콜이 파트너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베논 대표는 ‘탈중앙성’을 꼽았다. 중개자 없는 거래를 통해 메타버스와 실제 세상을 연결하는 퍼블릭 인프라를 목표로 하는 보손 프로토콜의 정신이 다오(DAO, 탈중앙화자율조직)가 운영하며 메타버스 탈중앙화를 적극 추구하는 디센트럴랜드의 가치와 들어맞았다는 설명이다.

베논 대표는 “이날 행사에는 대략적으로 수 만 명이 참여했고 아이템은 수 천 개 팔렸다”며 “올 여름에는 NFT NYC 행사와 아시아 지역 행사 등을 돌면서 ‘썸머 오브 피지털' 페스티벌을 개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 역시 베논 대표가 올 여름 방문할 국가에 포함됐다. 기술적으로 발전되고 암호화폐 거래 규모가 큰 한국 시장에 대해 평소 관심이 컸다는 설명이다. 베논 대표는 “아시아 국가로의 서비스 확장을 계획해왔다"며 “한국에 방문해 있는 동안 다양한 한국 기업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투명한 플랫폼으로 3~4명 조만장자 아닌 수 천명 백만장자 만들 것


문제는 최근 테라 사태 등 이슈로 암호화폐가 폭락을 거듭하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했다는 점이다. NFT 거래량 역시 지난해보다 크게 꺾인 모습이다. 이에 일각에선 암호화폐가 다시 ‘크립토 겨울' 초입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베논 대표는 장기적으로 시장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 전망에 대해선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오랫동안 업계에 있으면서 두 가지를 믿게 됐다”며 “암호화폐는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고 계속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폭락이 있었지만 최근 국제적으로 기관과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더욱 많이 수용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웹3.0으로 가는 길에 있다”고 밝혔다.

보손 프로토콜은 향후 2~3년 내에 완전한 탈중앙화를 이룰 계획이다. 그는 “현재는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지만 커뮤니티에 의해 운영되는 완전 탈중앙화 서비스가 된다면 커뮤니티에서 정한 수준의 적은 수수료가 부과될 것”이라며 “이 수수료 수입은 모두 토큰과 커뮤니티에 돌아가 스스로 지속 가능한 퍼블릭 프로토콜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손 프로토콜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베논 대표는 “보손 프로토콜은 아마존과 알리바바, 이베이 등 대기업이 모든 거래를 통제하고 막대한 돈을 버는 망가진 거래 시스템을 고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모두가 공정하고 투명한 플랫폼 위에서 상점을 열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해 3, 4명의 조만장자가 아닌 수 천 명의 백만장자가 있는 미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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