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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연대·중앙대·성대 블록체인 학회와 블록체인을 이야기하다

대학생 블록체인 학회는 여타 학회들과 조금 다르다. 블록체인 학회는 리서치 전문 업체 수준의 리포트를 발간하고, 외부 기관과 함께 대규모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신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인 만큼 업계에선 블록체인의 미래를 견인할 대학생들에게 거는 기대감도 크다.

지난 27일 디센터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대학생 블록체인 학회를 만나 블록체인을 향한 캠퍼스 분위기와 대학생들이 주목하는 업계 이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에는 서울대 디사이퍼 오세진 회장, 연세대 연블(YBL) 강병헌 테크 디렉터, 중앙대 C-Link 박민서 회장, 성균관대 스콘(SKKone) 심건영 회장이 참여했다.

(왼쪽부터) 중앙대 C-Link 박민서 회장, 서울대 디사이퍼 오세진 회장 /사진=도예리 기자

블록체인, 전공 수업에 스며들다
캠퍼스에서 블록체인 학회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부터다. 암호화폐를 향한 투자 열풍이 식어갈 때쯤 오히려 캠퍼스에선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탐구하려는 움직임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학회뿐만 아니라 정규 커리큘럼에서 블록체인 수업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디사이퍼 오세진 회장은 “올해 들어 서울대에서는 블록체인을 전담하는 대학원 랩실이 생겨났다”며 “학부에서는 기존 네트워크나 인터넷 보안전공 수업에서 블록체인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캠퍼스 환경에 따라 블록체인에 대한 온도차가 있는 편이다. 연블 강병헌 디렉터는 “연세대에선 신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일부 학생과 교수님을 제외하고는 긍정적인 얘기도, 부정적인 애기도 거의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스콘 심건영 회장은 “성균관대는 캠퍼스가 둘로 나뉘어 있는데 공대생들이 대부분인 자연과학캠퍼스에선 블록체인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며 “최근 보안공학을 연구하시는 교수님이 메인 강의를 개설했고 많은 학생이 청강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대학생이 말하는 ‘탈 블록체인’
블록체인을 향한 관심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캠퍼스와는 달리 최근 업계에서는 ‘탈(脫) 블록체인이 대세’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고 있다. 점점 늦어지는 서비스 상용화, 불투명한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업계를 떠나려는 움직임이 많아서다. 이에 C-link 박민서 회장은 “많은 사람이 스스로 생각했던 블록체인 기술의 이상과 현실에 대한 괴리를 느꼈을 때 ‘탈 블록체인’을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블 강 디렉터는 “블록체인 기술이 데이터 주권을 보장해주고, 수수료 없는 이상적인 거래를 가능케 하리라 믿었지만 실제로 확장성 문제와 같은 벽에 부딪히며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블록체인 학회에선 이 같은 현상이 기획 단계에서 ‘왜 블록체인을 써야만 하는지?’에 대한 답을 분명히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왜 블록체인지에 대한 답을 내린다면, 지금과 같은 ‘탈 블록체인’ 현상은 보다 줄어들 것이란 입장이다. 스콘 심 회장은 “간혹 백서를 살펴보면 블록체인이 왜 필요한지 이해가 안 가는 서비스들이 있다”며 “아직은 시범 단계인 기술이기에 속도나 확장성은 더 개선될 여지가 있으므로 그것보다는 어떤 서비스에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디사이퍼 오 회장은 “사실 블록체인이 적용됐을 때 가장 효과적인 산업은 이미 정해져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금융과 데이터 프로토콜 정도의 레이어 단에서 블록체인이 영향력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성균관대 스콘 심건영 회장, 연세대 연블 강병헌 디렉터 /사진=도예리 기자

대학생들은 이런 블록체인 직장을 원한다
향후 블록체인 산업을 책임질 인재인 만큼 업계에서는 대학생들의 관심 분야에도 적잖은 관심을 둔다. 만약 ‘대기업 블록체인 전담 부서’와 ‘전도유망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동시에 스카웃 제안이 온다면 대학생들은 어떤 가치를 두고 고민하게 될까.

연블 강 디렉터는 인프라 확장성에 주목했다. 그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기술 단에서의 인프라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규모를 갖춘 대기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끌어가는 데 더 빠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C-link의 박 회장도 “대기업과 프로젝트 둘 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개인에게 많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쪽에서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산업이 갖는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디사이퍼 오 회장은 “대기업의 경우 규제에 발목이 묶여 있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며 “미들웨어나 탈중앙화 월렛처럼 기존 블록체인 산업에서 손꼽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팀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학회 “대학생들과 함께하면 더 많은 기회 열릴 것”
학회장들은 블록체인 사업 활성화를 향한 정부의 더딘 정책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학회는 대학생과 정부가 함께할 기회가 더욱 많아질 수 있기를 희망했다. 디사이퍼 오 회장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매료된 학생들은 3~4년 동안 심도 있는 공부를 진행한 터라 전문가들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가 기술에 대한 인력을 양성할 방법을 대학생들과 함께 제대로 논의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블 강 디렉터 또한 공감의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산업인 만큼 업계의 의견이 정부의 정책에 잘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 기관, 학회가 하나로 연결된 초기 네트워크가 형성돼 정책에 대해 빠르게 피드백해줄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홍보가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콘 심 회장은 “블록체인 자체가 다양한 기술이 한 데 모인 집체의 형태”라며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기술들에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으니 대학생 학회와 더불어 정부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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