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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카드의 새로운 꿈···은행계좌 없어도 전세계 송금

[Decenter Insight]

스테이블코인 지갑으로 글로벌 급여 수령

단기계약 노동구조 바꾸는 '게임체인저'

"글로벌 포용금융 여는 핵심기술 될 것"

사진=연합뉴스


은행 계좌 없이도 전 세계 어디서든 급여를 즉시 받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글로벌 결제 공룡 비자가 스테이블코인 지갑으로 직접 돈을 보내는 새로운 송금 방식을 공개하면서다. 특히 국경 간 거래가 잦고 신속한 대금 수령이 중요한 단기계약 노동자들에게는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비자는 최근 자사의 국경 간 실시간 송금 플랫폼 ‘비자 다이렉트(Visa Direct)’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비자 다이렉트를 사용하는 고용주가 지급 자금을 법정통화로 미리 충전해두면 피고용자는 유에스디코인(USDC) 등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급여를 실시간 수령할 수 있는 구조다. 스테이블코인 지갑 주소만 있으면 은행 계좌가 없어도 전 세계 어디서든 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프리랜서나 긱워커(gig worker) 등 단기 계약 노동자들에게는 체감 효과가 더욱 크다. 스테이블코인 실시간 송금을 통해 지급 지연 없이 일한 즉시 돈을 받는 구조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요는 비자가 전 세계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10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조사 결과 크리에이터의 83%는 페이팔·스트라이프 등 간편지급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제작 대금을 수령하고 있었으며 가장 큰 이유로는 더 빠른 수익 접근성을 꼽았다. 응답자의 26%는 콘텐츠 제작 대금 지급 지연이 이후 콘텐츠 제작에 직접적인 차질을 준다고 답하기도 했다.

비자가 발간한 ‘2025년 크리에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크리에이터는 약 2억 700만 명에 달하며 시장 규모는 2027년 5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콘텐츠 제작·수익화 방식이 일반 사업자와 다른 만큼 이에 맞춘 급여 지급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마크 넬슨 비자 제품 총괄은 “일한 만큼의 돈을 즉시 받고자 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술이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라며 “예를 들어 차량공유 플랫폼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매일 급여를 받으려는 경우 스테이블코인 지갑 주소만 제공하면 손쉽게 가능하다. 전 세계 여러 기업·브랜드와 협업하는 크리에이터들 또한 제작 대금을 빠르게 받고 이를 다시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가 이처럼 스테이블코인 실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배경에는 규제 환경 변화가 있다. 최근 미국에서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GENIUS)법이 통과되며 규제 명확성이 확보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1억 개 이상의 가맹점을 연결하는 기존 결제망에 규제 요건을 충족한 상태로 스테이블코인 기술을 접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신중했던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이들과의 협력 논의도 한층 빨라졌다.

비자는 이번 파일럿을 출발점으로 은행 계좌 없이도 전 세계 어디로든 돈을 보낼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9월에는 다국적 기업이 각국 직원에게 지급할 급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미리 충전해둘 수 있는 ‘프리펀딩 파일럿'을 선보이며 기존 금융망을 거치지 않는 글로벌 지급 구조의 초석을 마련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가능한 비자카드는 이미 전 세계 40개국에서 130개 이상 운영 중이다. 이번 급여 지급 파일럿 역시 미국을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지원 국가를 늘리며 스테이블코인 지갑 기반 글로벌 송금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넬슨 총괄은 “비자는 지난 수년간 은행 계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스테이블코인 지갑은 이들이 계좌 없어도 돈을 받고 쓰며 디지털 경제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놀라운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각 지역의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기업·금융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비자가 스테이블코인 초기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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