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만든 문화·교육·의료·스토리 플랫폼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연결해 디지털 영토를 확장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광재 명지대학교 석좌교수(전 국회 사무총장)는 7일 서울 해시드벤처스에서 열린 ‘코리아 이니셔티브: 디지털 G2를 향한 첫 걸음’ 포럼에서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모델로 문화·교육·의료·스토리 4개 플랫폼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K콘텐츠의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스트리밍·굿즈 구매·팬 투표 등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연동할 수 있다고 봤다. 교육 분야에서는 EBS를 기반으로 수강·평가·인증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글로벌 교육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구상을 내놨다.
의료 분야 역시 인공지능(AI) 기반 진단·원격 진료를 디지털 결제 시스템과 결합하면 한국형 의료서비스 수출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음악·웹툰·웹소설 등 K콘텐츠의 원천인 ‘이야기’를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해 스토리 거래소를 만들자는 제안도 함께 내놨다. 이 교수는 “세종대왕이 문화의 시대를 열었고, 이순신 장군이 바다를 제패했듯 이제는 디지털 경제 영토를 개척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지역화폐를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으로 통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기존에는 지역화폐 사용자를 해당 지역 거주민으로 한정했지만 이제는 그 지역에 관심 있는 글로벌 참여자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디지털 노마드나 재외동포, K팝 팬덤 등도 하나의 지역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지역화폐에 접목하면 외국인과 반복적 관계를 맺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섯 번 이상 방문한 사용자에게 맨 앞 좌석을 제공하는 방식처럼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계약으로 자동화된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가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듯 블록체인에 축적된 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외국인에게 디지털 시민권을 부여하는 ‘K-디지털 시티즌십’ 플랫폼을 제안했다. 고객신원확인(KYC)을 마친 사용자에게 탈중앙화신원인증(DID)을 발급하고, 이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다양한 디지털 자산과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케이팝 지식재산권(IP) 투자, 토큰증권 거래, 의료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는 한국형 디지털 인프라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