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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플리]김태원 라바웨이브 팀장이 전하는 '화이트해커'라는 직업

해커, 이중적 면모를 지닌 직업

화이트 해커 되려면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익혀야

검은 손 유혹 뿌리치는 확고한 윤리관 필수



‘윤리관.’ 화이트 해커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이냐고 묻자 김태원 라바웨이브 팀장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코딩 실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예상했던 기자에겐 의외의 대답이었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술을 사용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드러났다.


지난 달 29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 있는 라바웨이브 본사에서 김 팀장을 만났다. 라바웨이브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 전문 기업이다. 몸캠피싱, 리벤지포르노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라바웨이브와 김 팀장의 인연은 5년 전 시작됐다. 당시 20살이던 김 팀장은 혼자서 몸캠피싱 가해자가 사용하는 해킹 서버를 분석 중이었다. 고군분투하던 와중에 온라인에서 김준엽 라바웨이브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간단히 서버를 뚫고, 분석 방식을 설명해줬다. 이 사건이 인연이 돼 목포에서 지내던 김 팀장은 서울로 왔다. 라바웨이브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해커, 이중적 면모를 지닌 직업


김 팀장은 "해커는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주 큰 고통을 줄 수도 있는 이중적 면모를 지닌 직업”이라고 표현했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 위치한 라바웨이브 본사 전경./ 사진=도예리 기자.


블랙 해커는 보유한 기술을 불법적인 일에 악용한다. 화이트 해커는 블랙 해커에 대적하는 방패 역할을 한다. 블랙 해커가 시스템에 불법 침입하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한다. 김 팀장은 “24시간 항시 대기 체제”라며 “새로운 악성코드가 나오면 사내에 있는 모든 화이트 해커가 투입돼 코드를 분석한 뒤 보안 패치를 개발한다”고 전했다. 블랙 해커의 침입에 대비해 사전에 보안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일도 한다.

김 팀장은 “사람들이 흔히 쓰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데에도 화이트 해커의 노고가 숨어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보호, 서버 운영 등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개발자들이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화이트 해커 되려면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익혀야


김 팀장은 “현재 화이트 해커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체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 역시 독학으로 코딩을 익혔다. 중학생 때 처음 디도스 공격을 막아본 뒤로 보안에 흥미가 생겼다.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부한 결과 화이트 해커가 됐다.

김태원 라바웨이브 팀장./사진=도예리 기자.


그는 화이트 해커를 꿈꾼다면 자바(Java), C언어, C++ 등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배울 것을 추천했다. 화이트 해커에도 다양한 전문 분야가 있기 때문에 모든 포지션으로 갈 수 있도록 기초부터 다지라는 이야기다. 이후엔 워게임 사이트에서 모의 해킹 연습을 하고, 자기만의 기술을 터득하라고 조언했다. 해커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실력이 뛰어난 해커들과 교류하며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 팀장은 이러한 활동을 하던 중에 라바웨이브에서 입사 제의를 받았다.

김 팀장은 “각종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성을 입증하고, 여러 해킹 대회에 나가 경력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차근차근 실력을 키우다 보면 화이트해커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검은 손 유혹 뿌리치는 확고한 윤리관 필수


김 팀장은 24시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불시에 블랙 해커의 공격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메신저 앱 알람은 최대한 길게 설정해 둔다. 혹시나 자는 동안에 알람이 오면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코드 분석 기술을 연마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한다. 그가 며칠 밤을 새워 보안 패치를 완성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의 이름 석자 보다는 프로그램에 주목한다.

김 팀장은 그럼에도 “화이트 해커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기술로 도움을 주겠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그는 “고객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직접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화이트 해커로 일하면서 검은 손의 유혹을 받았던 적도 있다. 토토 사이트를 뚫어주면 건 당 4,0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김 팀장은 “사실 당시엔 연봉이 크지 않아 흔들리긴 했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곧 단호한 표정으로 “불법적인 일을 저질렀다면 언젠가 꼬리가 잡히고, 평생의 낙인이 찍혀 화이트 해커로 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신념이 뚜렷해야 화이트 해커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잡플리 Job-playlist


/도예리 기자 yeri.do@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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