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각국 정부가 모임 및 외출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각국의 인식도 드러났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투자 수단으로, 또 다른 국가에서는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탈리아 은행 방카 셀라(Banco Sella)는 자사 디지털 뱅킹 플랫폼 하이프(Hype)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동 제한과 기존 금융권에 대한 불안이 증가하면서 비트코인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관련 후원금을 비트코인으로 받기도 했다. 로마 거점지역 중 하나인 콜리 알바니(Colli Albani) 위원회는 적십자와 함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후원금을 모금한다고 밝혔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지난 3월 첫째 주부터 이 주 동안 로컬비트코인즈에서의 ‘볼리바르-비트코인’ 간 거래가 증가했고, 거래 금액은 340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로컬 비트코인즈는 각 국가의 법정화폐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P2P 거래 사이트다.
이스라엘 교통부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신분증과 교통카드를 연동해 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동 동선 파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현지에서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돌아서더라도 정부의 검열은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왔다. 이에 정부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비트코인을 제3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메니 로젠펠드(Meni Rosenfeld) 비트코인 엠바시 공동 설립자는 “비트코인 ATM을 이용하는 것이 검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자 음지에서의 암호화폐 거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분석도 있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해외 은닉 자산을 국내에 반입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자산을 은닉하려는 부호들에게 암호화폐가 현금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표 대표는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90년대에 이르러서야 음지에서 이뤄지는 불법 자금 유통을 추적하기 시작했다”며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철저한 고객 신원 인증(KYC)을 진행한다면, 불법 자금 거래를 추적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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