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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스냅샷]'블록체인 스타트업'이란 표현이 놓치고 있는 것

출처=셔터스톡.

‘블.록.체.인’

글자를 찾아 헤맸다. 80개 스타트업 부스가 차려진 행사장을 두 시간 넘게 누볐다. 스타트업은 핀테크, 푸드테크, 에듀테크 & 라이프 스타일 등 8개 범주로 나뉘어 있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별도로 카테고리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행여나 놓치는 기업이 있을까 부스를 하나하나 살폈다.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열린 스타트업 행사 ‘컴업 2019(Come Up 2019)’에 방문했을 때 일이다.

그러다 문득 ‘블록체인 스타트업’이란 표현이 어색하단 생각이 들었다. 의료영상 데이터를 증강현실(AR)로 구현한 ‘스키아’는 바이오 & 헬스 분야에 소속돼 있었다. 동영상 안 피사체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입히는 디자인 플랫폼 ZZAZZ를 개발한 ‘팀아일랜드(Team Island)’는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이었다.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기술에 방점이 찍힌 것이 아니라 이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초점을 둔 분류 체계다.



부스를 돌아다니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 두 곳을 찾았다. 핀테크와 프론티어 테크 영역이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나노페이(nanopay)’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은행 등 기업 간 송금을 간편하게 하고자 한다. 프론티어 테크 영역에서 찾은 ‘블록오디세이(Block Odyssey)’는 국내 기업이다. 유통과정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정품인증솔루션’을 제공한다.

프론티어 테크 부문에는 블록체인, 인공지능, 항공우주 등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스타트업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을 한데 묶은 이유를 묻자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나머지 7개 부문에 들어가긴 애매하지만, 신경 써야 하는 첨단 기술 분야를 모아 프론티어 테크 부문을 만들었다”고 답했다. 나에겐 이 말이 “기술력은 높이 사나 아직 이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시장의 문제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는 말로 들렸다.

사업에선 기술보단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Pain point)에 대한 깊은 고민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어느 산업에서 발생하는 어떤 문제를 포착했는지가 핵심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많은 도구 중 하나다. 또 하나의 도구로만 풀 수 있는 문제는 그리 많지 않다.

수많은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한 채 사라졌다.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을 살리려다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고민을 놓쳤다. 뒤늦게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사업 방향을 틀고 있다. 사업의 본질은 문제 발굴과 해결이다.
/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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