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에 대한 청문회가 16일(현지시간) 열렸다. 미국 상원들은 페이스북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이슈도 끄집어 냈다. 의원의 공격적인 태도는 무엇 때문일까? 화폐 독점권과 IT 기업의 독점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디센터가 첫 번째 리브라 청문회의 쟁점과 그 배경을 짚어봤다.
리브라 측은 리브라 코인이 스위스에 기반을 둔 리브라 협회(Libra Association)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고객 금융 데이터는 페이스북상 광고 프로필 정보와 독립적으로 관리된다는 입장이다. 또 금융 데이터는 절대 판매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원들은 리브라 협회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리브라 프로젝트들 대표해 청문회에 나선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 칼리브라 대표는 의문을 뚜렷하게 해소하지 못했다.
펫 투메이(Pat Toomey) 펜실베니아 주 상원의원은 “리브라 코인의 예치자산을 관리하는 리브라 협회가 자산 보관에 따른 이자 수익을 얻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마커스 대표는 이 질문에 대한 확답을 피했다.
다만 리브라 측은 스위스 정보보호국과 본격적인 소통은 시작하지 않았다. 16일(현지시간) CNBC는 휴고 와일러(Hugo Wyler) 스위스연방정보보호위원회(FDPIC, Federal Data Protection and Information Commissioner) 대변인이 “아직 리브라 관계자와 만난 적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마커스 대표는 리브라가 투자 수단이 아닌 결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브라의 상장지수펀드(ETF) 성격을 조사 중인 것에 대한 항변이기도 하다. 마커스 대표는 “규제 관련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고 당국으로부터 적절한 승인을 받기 전까지 리브라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미국 의회가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거대 IT 기업의 독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리브라 청문회도 그 우려의 일환이라고 봤다. 미국 진보 싱크탱크 ‘오픈 마켓 연구소’의 사라 밀러(Sarah Miller) 부소장은 가디언에 “리브라 청문회는 독점 금지 논쟁이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열린 것”이라며 “2년 전에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고 했다면 혁신적이라는 반응이 나왔을 테지만, (독점 금지 논쟁이 이어진) 지금은 지적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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