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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아카데미4부]⑦토큰 이코노미와 거버넌스


지난 2월 테조스(Tezos)의 거버넌스(Governance)에는 첫 번째 프로토콜 업데이트와 관련된 사항이 제기되어 투표를 진행하며 블록체인에서의 거버넌스 역할을 최근 가장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테조스는 블록당 처리 가능한 연산 크기의 증가를 포함하여 테조스 전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위하여 ‘아테네 A’와 ‘아테네 B’라는 이름의 두 안건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상 첫 온체인 투표를 진행하였다. 테조스는 ‘온체인 거버넌스’ 체제를 채택함에 따라 하드포크의 리스크를 방지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사용자들이 거버넌스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였다는 점에서 오프체인 거버넌스와는 구분되는 강력한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온체인 거버넌스는 의사결정이 한 번 이루어지고 나면 이후에 변경이 어렵기 때문에 네트워크에 반영되는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사항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중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업그레이드를 통한 시스템의 변경 사항이 네트워크에 반영되면 그 안에서 코드 결함 등의 문제가 발견되어도 신속한 수정이 불가능하여 해커들에게 잦은 공격의 대상이 되는 취약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각 블록체인이 채택하고 있는 거버넌스의 유형에 따라 블록체인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포함한 블록체인 전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오늘날 강조되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과거의 1, 2세대를 거쳐 오늘날 ‘블록체인 3세대’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는 과거 블록체인의 ‘거버넌스’를 존재 자체만으로 주목하는 대상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앞선 테조스의 사례와 같이 거버넌스의 역할이 실제로 작용하는 사례가 등장함에 따라, 그 수행 능력과 역할 등에 대한 다양한 거버넌스의 이슈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블록체인의 거버넌스에 대한 정의와 목적은 수차례 지난 칼럼을 통하여 이야기하였지만, 다시 요약하자면 ‘블록체인 참여자들의 합의 방식을 포함하여 자원이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관리하고자 만들어진 규칙의 집합체’로 정리될 수 있다. 따라서 좁은 범위에서 블록체인의 거버넌스는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PoS, PoW, DPoS 등의 각종 합의 알고리즘 방식을 포함하는 기술적 체계로 볼 수 있는 동시에 넓은 범위에서는 블록체인 전체 생태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의사결정 방식 체계를 전부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회에서는 블록체인의 전체 거버넌스보다 깊이 들어가 ‘토큰 이코노미의 거버넌스’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사실상 토큰 이코노미는 블록체인 위에서 순환되는 경제 생태계로 블록체인의 거버넌스와 토큰 이코노미의 거버넌스를 엄격하게 분리하여 보는 것은 어려우나 토큰 이코노미 즉, 블록체인의 경제 순환 구조가 갖는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접근한다.

먼저, 토큰 이코노미는 참여자에게 어떤 행동의 보상으로 토큰을 분배하며 순환되는 경제 구조 기반의 생태계이다. 이에 따라, 토큰 이코노미와 거버넌스 두 용어의 정의에 입각하여 토큰 이코노미의 거버넌스를 살펴보면 ‘참여자를 대상으로 토큰을 공정하게 즉,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분배하기 위한 각종 규칙과 체계를 포함한 경제 생태계’로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거버넌스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말해서, 블록체인은 참여자들이 스스로 보상을 받고자 선한 행동을 수행하여 토큰을 받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과정에서 다수의 합의를 유도하기 위한 의사결정 체계인 거버넌스가 존재하는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위와 같은 질문의 답인 거버넌스 존재의 이유부터 모색하는 것이 토큰 이코노미의 거버넌스의 의미를 유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거버넌스가 존재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토큰 이코노미를 포함한 블록체인에서는 한 가지 이상의 사안에 대하여 의사결정을 내릴 주체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체의 참여자 개인은 모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만을 취할 수밖에 없는 이기적인 존재로 인하여 이들 사이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어 한 가지의 사회적 결과를 내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즉, 거버넌스는 한 시스템이 적절하게 운영되는데 필요한 전체를 포괄하는 공식 혹은 비공식의 규칙이나 법칙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에서 거버넌스가 중요한 이유로 평가받는 까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블록체인 생태계는 변화하고 이에 따라 블록체인이 새롭게 생기는 문제들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해당 블록체인의 네트워크의 생존을 지속시킬 수 있는 유일한 체계이기 때문이다.

다시 토큰 이코노미의 관점에 돌아와서 거버넌스를 살펴보면 이는 다음의 주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언제 혹은 어떻게 토큰 혹은 코인 등의 인센티브를 모금할 것인가, 둘째, 모금될 토큰의 총량은 어느 수준이 적절할 것인가, 셋째, 기금이 완료된 토큰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예를 들면, 채굴 보상에 따른 토큰의 분배 비율은 몇 퍼센트가 적정한가), 넷째, 각 토큰에 대한 교환의 가능 여부 및 교환이 가능하다면 교환 비율은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등과 같이 토큰 이코노미 안에서 참여자 간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의 프로세스 전부를 포함하게 되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거버넌스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정보보호 거버넌스가 IT 관점에서 가장 대표적인 의사결정 체계의 프레임워크로 손꼽혔다. 정보보호 거버넌스에서는 거시적으로 기업 거버넌스의 차원에서 기업 혹은 조직의 정보보호 목표 달성을 위하여 수립된 규칙을 바탕으로 구성된 체계적인 집합체였다. 따라서 기업의 정보보호 활동에 대한 책임성(Accountability), 비즈니스 연계성(Business Alignment), 준수(compliance) 등을 중심으로 거버넌스 체계가 구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같이 사회에서 오랜 시간 통용되어온 정보보호 거버넌스에 비추어 토큰 이코노미의 거버넌스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유도할 수 있다. 먼저, 토큰 이코노미의 거버넌스 역시 해당 경제 생태계 안에서 합의된 토큰 분배 체계 등의 합의된 규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으며 해당 블록체인의 비즈니스 목적과 부합하여 토큰 이코노미가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정보보호의 거버넌스 체계와 유사한 점이 상당하다. 이외에도 토큰 이코노미를 구성하고 있는 참여자들은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블록체인 안에서 행동한다는 것이 블록체인의 원칙이자 전제이다.

결론적으로 토큰 이코노미의 거버넌스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정보보호 거버넌스 등의 IT 영역을 포함하여 우리가 쉽게 접해왔던 정치와 행정에서의 국가와 사회 시장을 통치하는 방식 등의 의사결정 구조 체계로 인지하여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블록체인 안에서 형성되는 거버넌스는 크게 단일의 거버넌스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해당 거버너스를 살펴보면 해당 블록체인의 특징, 목적 등에 따라 세부 역할을 수행하는 각각의 거버넌스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토큰 이코노미의 거버넌스를 주목하여 살펴보았다.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장시간 강조되어 온 만큼 적절한 거버넌스의 설계에 대한 중요성도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블록체인의 각 토큰 이코노미가 수반하는 경제 체제와 비즈니스 모델의 연동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 거버넌스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박민정(오른쪽) 연구원은 성신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빅데이터 분석학 석사, 경영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블록체인과 개인정보보호, 정보보안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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