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2년 반만에 고팍스 인수를 완료했다. 바이낸스의 대주주 변경 안건이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으면서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는 16일 바이낸스의 고팍스 대주주 지위를 인정하는 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2023년 2월 바이낸스가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하며 대주주가 된 지 약 2년 반 만에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 셈이다. FIU 관계자는 “고팍스 임원 변경 신고 수리를 완료했다”며 “다만 바이낸스의 인수 완료와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논의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바이낸스의 임원 변경 신고 수리를 신중하게 검토해왔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국내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한 조치였다. 특히 2023년 바이낸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피소되고 법무부로부터 43억 달러(약 6조1039억원)의 벌금을 부과받는 등 규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심사는 장기간 보류됐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미국발 리스크가 해소되면서부터다. 지난 5월 미 SEC는 바이낸스에 대한 소송을 철회했고, 법무부 벌금 역시 납부가 완료되며 관련 사법 절차가 종결됐다.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지자 FIU도 심사를 재개해 최종 수리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낸스의 등장은 그동안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약 70~80%, 20~3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과점 체제를 유지해 온 국내 시장 구도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낸스는 전 세계 1억 8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세계 1위 가상화폐거래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훨씬 유리한 가격과 체결 속도를 제공하면 국내 시장의 새로운 메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민주 기자,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