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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NOW] '이더리움 머지'로 발행 90% 줄어 중장기 호재···속도·수수료 개선은 아직

[합병 끝낸 이더리움 향후 전망은]

7년에 걸쳐 '메인넷+비콘체인' 합쳐

보상방식 PoW서 PoS로 변화가 핵심

막대한 전기 쓰는 채굴 없어 親환경

무제한 발행 단점 보완…시세에 긍정적

가스비 인하 등은 추가 기능개선 필요





블록체인 업계 최대 이벤트로 꼽히던 이더리움(ETH)의 ‘머지(merge·합병) 업그레이드’가 15일 오후 3시44분 성공적으로 끝났다. 머지가 성공할 경우 이더리움 가격이 급등하는 ‘오버슈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뉴스에 팔라’는 속설을 증명하듯 16일 오전 10시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10% 이상 급락한 1470달러 안팎에 거래 중이다. 다만 이더리움이 6월 최저점을 찍은 뒤 머지를 앞두고 두 배 가까이 오른 만큼 관련 생태계에 ‘희소식’임은 분명해 보인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아크36을 이끄는 안토 파로이안 대표는 “머지 이슈는 이더리움 가격에 이미 상당 부분 먼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만 500만 명이 넘지만 여전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서울경제 블록체인 전문 매체 디센터가 이번 머지의 의미와 블록체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개인투자자가 맞이할 변화를 자세히 살펴봤다.

◇7년에 걸친 업그레이드…‘보상 방식’ 바뀐다

합병을 뜻하는 머지는 이더리움 탄생 이래 7년에 걸쳐 준비됐다. 이번 머지로 이더리움 메인넷(운영체제)이 비콘체인과 하나가 됐다. 비콘체인은 이더리움 재단이 머지 업그레이드를 대비해 2020년 개발한 지분증명(PoS) 방식 체인인데 합병 이후 이더리움 합의 메커니즘은 기존의 작업증명(PoW)에서 비콘체인의 PoS로 바뀐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담은 블록을 연결해 수많은 컴퓨터에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저장 기술이다. 무수한 저장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와 하드웨어 등 자원을 제공한 주체에 보상으로 코인을 지급한다. PoW는 고성능 컴퓨터를 동원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 때 코인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채굴업자 등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반면 PoS는 코인을 많이 예치(보관)한 주체에 코인을 보상한다.

◇신규 발행량 90% 이상 감소…채굴 개념 사라져 친환경

PoW는 수학 문제를 더 잘 풀 때 그만큼 고성능 자원을 제공할 때 코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채굴 업체 간 경쟁이 필수였고 채굴기 가동에 막대한 전력이 소모됐다. 그러나 PoS에서는 채굴에 따른 보상이 없어지면서 이더리움 신규 발행량이 90% 이상 줄어든다. 머지가 이더리움 시세에 긍정적이라는 기대도 여기서 비롯됐다.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된 비트코인(BTC)과 달리 이더리움은 사실상 무제한 발행이 가능했지만 이번 머지로 공급량이 대폭 줄어 인플레이션 이슈가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굴기 가동·냉각에 들어가는 막대한 전기도 아낄 수 있다. PoW 방식 비트코인 채굴에 쓰는 전력량이 스웨덴 연간 소비량에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더리움 채굴에도 상당한 전기가 소모된 것으로 추정된다. 씨티그룹은 PoS 전환 이후 이더리움의 에너지 소비량이 이전보다 약 99.95% 줄 것으로 전망했다.

◇수수료·성능 개선은 ‘오해’…추가 업그레이드로 구현

최초의 블록체인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을 지원하기 위해 탄생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과 대체불가토큰(NFT) 세계가 열렸다. 그러나 이용자가 몰리면서 수수료(가스비)가 뛰어오르고 처리 속도도 늦어졌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우고 키워드로 확장성, 보안성, 지속 가능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더리움2.0’ 업그레이드의 핵심으로 꼽히는 머지는 이 가운데 지속 가능성을 해결하는 수단이다. 머지가 이더리움의 다른 문제인 속도나 수수료 문제까지 풀 거라는 오해가 광범위하게 퍼진 이유는 머지를 곧 이더리움2.0으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머지가 성능 개선과 관련이 없는 만큼 가스비와 네트워크 속도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 이더리움 재단도 ‘머지에 대한 8가지 오해’라는 게시글을 통해 “머지는 합의 메커니즘의 변경일 뿐 네트워크 용량의 확장이 아니며 가스비도 낮춰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머지의 성공으로 내년 예정인 ‘서지’ 업그레이드 등이 탄력을 받으며 기능 개선도 차차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지에서 샤딩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데이터를 기록하는 노드의 부담을 줄여 초당 수십 건이었던 이더리움 거래 처리 건수(TPS)를 10만 TPS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가스비 감소를 위한 롤업(Rollup) 업그레이드도 진행된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1~20달러 이상이었던 이더리움 가스비가 0.002달러에서 0.05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롤업이란 거래량과 처리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이더리움 블록체인 외부에서 거래를 처리한 뒤 그 결과 값만 이더리움에 기록하는 솔루션이다. 무겁고 느린 이더리움 블록체인 대신 가볍고 빠른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암호화폐 시총 2위의 대형 블록체인 이더리움의 변모는 전반적인 블록체인 업계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레이어2’ 솔루션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레이어2는 기존 이더리움 블록체인(레이어1) 위에 쌓여 구동되는 새로운 층의 블록체인으로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이다. 김지혜 쟁글 애널리스트는 “최근 레이어2 솔루션에 예치된 자금이 3개월 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50억 달러(약 5조원)에 달한다”며 “이더리움 머지 이후 본격적인 레이어2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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