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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넷·엠디에프·이오·렉스' 면책조항 담은 허술한 백서, 코인빗은 왜 이들을 상장했을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빗, 올해 미즈넷·엠디에프·이오·렉스 등 대규모 에어드롭 이벤트 진행

코인빗 "암호화폐 발행에 참여한 바 없다…투자자 보호 위해 사업 지원만 했을 뿐"

/출처=코인빗 트위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빗은 올해 '역대급'이라 불리는 암호화폐 에어드롭 및 상장을 진행했다. 미즈넷(Mizn), 엠디에프(MDFC), 이오(IO), 렉스(LEX) 등 에어드롭 대상이었던 암호화폐는 상장 후 최대 7,770배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역대급이라는 칭호가 붙은 이유다. 이들 중에는 코인빗이 사업을 전폭 지원하거나, 발행에 참여한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코인빗이 이런 이벤트를 진행하고, 거래소에 상장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밝힌 이벤트 목적 "투자자에게 암호화폐 진입장벽 낮추고, 거래소는 경제 실현 통해 경쟁력 갖출 것"


최근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이벤트는 이오(IO) 에어드롭이다. 이벤트에 사람이 몰리고, IO 가격이 유례없는 폭으로 상승하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코인빗은 지난 4월 20일, 회원 6,000명에게 5개씩 IO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다만, 이들 모두에게 IO가 지급됐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21일 상장가 1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IO는 최초 거래가 대비 7,770배 오른 77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8일 상장한 렉스(LEX)도 마찬가지다. 상장가 200원의 렉스는 상장 당일 최고 145만 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상장가 대비 72만 4,900% 오른 수치다.

대규모 에어드롭 이벤트를 지속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코인빗은 "이벤트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거래소 입장에서는 보다 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빗 측은 "암호화폐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대비해 여러 이벤트를 통해 보다 넓은 시장층에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해외 투자자 및 기관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량 증대와 신규 사용자 유입이 이벤트의 목적이었다면 코인빗은 이를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여진다. 14일 오후 12시 35분 코인마켓캡 기준 코인빗의 24시간 거래량은 1억 9,188만 4,925달러로 6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일 기준 국내 거래소 중 가장 거래량이 많은 거래소는 24시간 거래량 2억 466만 368억 원의 빗썸(49위)이다. 업비트는 1억 2,991만 7,031달러로 66위에 머물렀다.

암호화폐 상장 직후에는 코인빗의 거래량이 빗썸과 업비트를 뛰어넘기도 한다. IO 광풍이 일었던 지난달 24일(오전 9시 30분) 코인마켓캡 기준 코인빗은 24시간 거래량 2억 7,770만 달러로 54위를 기록하면서 57위와 64위에 머물렀던 빗썸과 업비트를 제쳤다.


코인빗, IO 공동 발행·프로토 인수 등 상장 프로젝트에 적극 개입


유례없는 가격 상승에 의심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거래소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는 '펌핑' 행위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코인빗 운영사인 엑시아가 IO를 공동 발행하면서 관련 의심을 더욱 키웠다.

지난 4월 17일 코인빗에 올라온 공지사항에서 코인빗은 "IO는 엠디에프(MDFC) 재단과 주식회사 엑시아가 공동으로 발행하고, 사업 부문에 대해 주식회사 엑시아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코인"이라고 밝혔다.

13일에는 엑시아가 암호화폐 프로토(PROTO)를 발행한 프로토 재단을 인수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코인빗은 공지사항에서 "엑시아 산하의 블록체인 개발팀에서 PROTO 로드맵 실현을 위해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공지 게재 후 PROTO 가격은 급등했다. 440원 수준이던 PROTO 가격은 13일 밤 10시 최고 1,460원으로 상승했고, 14일 오전 6시에는 1,740원을 돌파했다.

지난 4월 코인빗이 게재한 IO 관련 공지사항./ 출처=코인빗 공지사항


코인빗은 암호화폐 공동발행에 참여한 바 없다는 입장을 디센터에 밝혔다. 공지사항에 게재한 내용과 정반대의 입장이다. 코인빗 측은 "주식회사 엑시아는 암호화폐 발행 주체로 참여한 사실이 없다"며 "다만 프로젝트 측의 사업의 시장성, 건전성 및 타당성 등을 조사하고, 사업을 적극 지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상장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 확보를 위함"이라고 전했다. 코인빗 측은 "수많은 허위 ICO 및 재단의 사기로 인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며 "코인빗은 이런 피해를 중단시키기고,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투자자들에게 유익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 프로젝트의 허술한 백서…숨겨진 의도는?


최근 코인빗에 상장된 Mizn, MDFC, IO, LEX는 모두 뷰티 및 헬스케어 분야에 블록체인을 접목하겠다는 프로젝트다. 이 중 MDFC와 IO의 발행사는 동일하다. 비비케어 재단이 MDFC를 발행했고, 이 MDFC 재단이 다시 IO를 발행하는 형식이다.

사업의 유사성 외에도 이들 네 개 프로젝트는 또 다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백서는 모두 파워포인트(PPT) 형식이다. 백서에는 프로젝트의 기술적 구현 방법에 대한 설명이 생략돼 있다. 어떤 블록체인을 이용하고, 어떤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지, 채굴 또는 스테이킹이 가능한지조차 알 수 없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에 대한 정보도 나와 있지 않다. 심지어 IO와 LEX 백서 속 일부 페이지의 내용은 복사·붙여넣기를 한 듯 동일하다.

IO(상)와 LEX(하)의 백서 내용 중 일부. 내용 및 이미지가 유사하다. /출처=IO 및 LEX 백서


백서를 작성할 능력이 없어 이곳 저곳에서 관련 내용을 발췌, 삽입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 프로젝트가 백서 작성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술한 백서라도 발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면책조항'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면책조항이란 법률적용 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경우를 밝히는 조항이다. ICO 또는 토큰 발행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백서는 대부분 이 면책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프로젝트 실행 능력이 없어, 사업을 중도 포기하더라도 투자자를 책임지지 않기 위해 백서를 발행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IO 백서의 면책조항 내용은 아래와 같다.



-본 백서의 습득을 통해 발생하는 손해, 손실, 채무 및 기타 재무적 피해가 발생시 IO 프로젝트는 이에 대한 배상, 보상 및 기타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 참고자는 암호화폐에 관련된 모든 위험, IEO 및 기타 관련 사업 활동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하고 검토해야 하며, 참고하는 대상에게 어떠한 보증을 제공하거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 자금 상실의 리스크: IEO 절차 중에 회수된 자금은 보증되지 않는다. 가치가 손실 또는 상실된 경우, 구매자가 대처할 수 있는 개인 또는 공적 보험 대리인은 없다.

- 실패의 리스크: IEO 절차 중에 수집된 자금에 있어서, IO COIN사업 및 그 후의 모든 마케팅 활동이 실패로 끝나는 등, 비즈니스에 있어 서 그 밖의 기업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는 본 건에도 해당된다.


법률전문가들은 민사적으로는 백서 속 면책조항이 효력을 발휘하지만, 형사처벌 대상일 경우 면책조항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조언했다. 한 변호사는 "민사적으로 보면 면책조항은 계약 당사자 간 책임을 어떻게 제한할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면책조항이 유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형사처벌 대상이 될 정도로 위법행위를 저지른 상태에서는 면책조항이 유효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면책조항은 개별 백서마다 내용이 상이해 유효 여부를 딱 잘라 말할 수 없다"며 "민사더라도 면책조항이 100% 유효한 것은 아니고, 최종 판단은 법원에서 내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노윤주 기자
daisyroh@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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