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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조주빈 암호화폐 지갑에 입금된 건만 221회···주로 국내 거래소 거쳐

조주빈의 성범죄는 18년 초부터?…18년 1월부터 이더리움 입금 받아

조주빈에 돈 준 가입자들은 '업비트' 제일 많이 이용

입금 인원 수, 명단은 거래소 협조로 파악해야…해외 거래소 변수

개인 지갑 통한 사람도 57건…"그래도 추적 가능"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서울경제 오승현기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 중 단 하나의 이더리움(ETH) 지갑에서만 221건의 입금 내역이 나왔다. 금액 대부분이 2018년 초부터 중순까지 입금된 것으로 보아 조주빈이 2018년부터 범죄 행각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갑 주소로는 ‘각 거래소에서 몇 번 입금됐는지’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인원수와 입금자 명단은 각 거래소의 협조로 추려야 한다. 또 조주빈의 비트코인(BTC), 모네로(XMR) 지갑 주소 등을 추가로 분석할 경우 범죄에 연루된 사람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조주빈 성범죄, 늦어도 2018년 1월부터 시작돼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가 조주빈의 이더리움 지갑 주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조주빈은 지난 2018년 1월부터 이더리움을 받았다. 액수는 2018년 5월까지 빠르게 증가했고, 6월부터는 증가액이 미미한 것으로 보아 지갑 주소를 바꿨을 확률이 높다. 현재 조주빈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 영상물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으나 범죄 행위는 그 이전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 조주빈이 성범죄를 벌이기 시작한 시점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018년 1월부터 조주빈의 이더리움 지갑에 입금된 금액./출처=크립토퀀트

장병국 크립토퀀트 CSO는 “박사방 운영이 시작된 시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주빈의 이더리움 주소에서 하루에만 32건의 입금 내역이 발견된 날이 있다”며 “그 날이 2018년 1월이기 때문에 그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가입자를 모집한 것으로 유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32건의 입금 내역 모두 각기 다른 지갑 주소로부터 온 것이라, 조주빈 개인이 한 거래라고 보기엔 비정상적인 패턴”이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로는 ‘거래소별 입금 횟수’만…입금자는 거래소가 파악해야
조주빈에게 이더리움을 보낸 사람들은 총 18개의 거래소를 사용했다. 입금 횟수는 업비트, 빗썸, 코빗, 그리고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 후오비 순으로 많다. 업비트 93건, 빗썸 51건, 코빗 15건이며 바이낸스와 후오비는 각각 13건, 12건이다. 그 외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이더리움을 보낸 후 조주빈에게 전송한 건수는 57건이다.

조주빈 이더리움 계좌 입금 내역을 거래소 별로 추적한 자료./출처=크립토퀀트

지갑 주소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각 거래소를 통해 입금된 횟수이며 입금자 수는 아니다. 예를 들어 업비트에서 입금된 건이 93건이라고 해서 93명의 박사방 가입자가 업비트를 썼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 명이 여러 번에 걸쳐 입금했을 가능성이 있다. 업비트를 이용해 이더리움을 보낸 가입자 수는 90명일 수도, 80명일 수도 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몇 명인지, 누구인지는 업비트가 명단을 추적해야 한다. 현재 업비트, 빗썸, 코빗 등은 모두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장 CSO는 “거래소에서 바로 보낸 경우에는 거래소별로 보낸 사람이 몇 명인지는 알 수 없다”며 “이더리움이 출금된 지갑이 개인 지갑이 아닌 거래소의 핫월렛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여러 사람이 출금했어도 블록체인 상에선 같은 거래소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간 걸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로는 거래소별 입금자 수가 아닌 입금 횟수만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크립토퀀트는 간접적으로 입금자 수를 추측했다. 조주빈이 한 사람으로부터 받은 금액이 최대 250만 원이라고 보고, 250만 원 이하로 입금한 지갑들만 분류해 예상 인원수를 추린 것이다. 이 추정에 따라 조주빈에게 이더리움을 보낸 사람들은 114명 정도다. 주로 박사방이 활성화되기 전인 2018년 1월부터 6월까지 입금한 사람들이다. 또 250만 원 이하로 입금한 지갑들만 분류해 계산한 조주빈 이더리움 지갑의 누적 금액은 총 11억 2,354만 원이다. 당시 이더리움 시세에 맞춰 환산한 금액이다. 250만 원 기준 없이 단순 계산한 누적 금액은 24억 원이다.

조주빈이 한 사람으로부터 받은 금액이 250만원 이하일 것으로 추정하고 집계한 이더리움 입금자(이더리움으로 박사방에 가입하거나 영상을 받은 자) 수./출처=크립토퀀트

조주빈이 한 사람으로부터 받은 금액이 250만원 이하일 것으로 추정하고 집계한 조주빈 이더리움 지갑의 누적 금액./출처=크립토퀀트

250만원 기준 없이 단순 집계한 조주빈 이더리움 지갑의 누적 금액./출처=크립토퀀트

‘거래소 → 개인 지갑 → 조주빈’ 경로도 57건, 대부분 국내 거래소 이용
거래소 지갑이 아닌 개인 지갑을 통해 보낸 경우에는 주소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대략적인 인원수를 파악할 수 있다. 단, 한 명이 여러 개의 개인 지갑을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옮겨진 이더리움이 조주빈에게 입금된 횟수는 총 57건이다.

개인 지갑을 통해 조주빈에게 암호화폐를 보내는 방식./출처=크립토퀀트

개인 지갑으로 이더리움을 보낸 사람들은 대부분 국내 거래소를 이용했다. 국내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을 산 뒤 개인 지갑으로 보내놓고 이후 조주빈에게 전송한 식이다. 장 CSO는 “개인 지갑에서 온 자금의 이력도 추적했더니 거의 다 국내 거래소에서 온 이더리움이었다”고 설명했다.

4대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한 다수 국내 거래소들이 수사 협조를 약속했으므로 개인 지갑을 이용한 가입자들도 추적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개인 지갑의 자금이 어느 거래소에서 왔는지 추적하는 과정을 하나 더 거쳐야 하지만, 이 과정만 거치면 거래소의 협조로 명단을 추릴 수 있다.

비트코인, 모네로는 더 많다…해외 거래소 ‘변수’
이번에 크립토퀀트가 분석한 지갑 주소는 조주빈의 이더리움 주소다. 조주빈의 비트코인과 모네로 지갑 주소도 경찰이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과 모네로 지갑을 분석하면 해당 지갑으로 입금된 횟수도, 금액도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주빈에게 돈을 보낸 박사방 가입자 명단도 크게 불어나게 된다.

실제 조주빈은 이더리움보다 비트코인과 모네로를 더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이 이용을 권장한 암호화폐 구매대행업체 베스트코인은 디센터에 “우리를 통해 모네로를 보낸 사람은 100여 명이었지만 이더리움을 보낸 인원수는 한 자리 대로,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비트코인과 모네로 지갑 주소를 분석하면 해외 거래소를 통한 입금 건수 및 입금자 수도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크립토퀀트의 이더리움 지갑 분석에서도 바이낸스와 후오비를 통한 입금 건수는 각각 13건과 12건으로, 국내 거래소 코빗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해외 거래소는 국제 수사 공조를 요청하는 등의 방식으로 협조를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명단 파악이 까다롭다. 경찰이 해외 거래소에 수사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지도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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