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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과 암호화폐]①우리도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하나요?

특금법 개정안 규제 대상 '가상자산사업자', 어떤 기업이 해당될까

해외서 ICO한 프로젝트들, 발행한 암호화폐 판매하면 '가상자산사업자'

DAO는 책임 소지가 불분명…프로젝트 팀 있을 경우 해당 가능성

기로에 서 있는 '디파이' 서비스들…폭넓게 해석하면 규제 대상

/셔터스톡

암호화폐 관련 기업을 규제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특금법의 규제 대상 범위가 어떻게 정해질 것인지 쟁점이 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뿐 아니라 암호화폐(가상자산)로 영업하는 모든 기업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규제 대상 범위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시행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다만 지금부터 미리 준비하려는 기업들이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지갑·커스터디 모두 ‘가상자산사업자’
특금법의 규제 대상은 ‘가상자산사업자(VASP)’다. 가상자산사업자란 말 그대로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말한다. 가상자산의 매도, 매수, 교환, 이전, 보관, 관리, 거래 중개, 거래 대행 중 하나라도 영업에 이용한다면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할 수 있다.

특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반드시 신고하고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신고가 수리되려면 고객의 예치금과 사업자의 고유 재산을 분리 보관해야 한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도 받아야 하며, 거래 시 금융회사로부터 실명인증 가상계좌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같은 신고 수리 요건은 업종에 따라 차등 적용될 가능성도 있지만, 요건의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당연히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한다. 특금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 ‘암호화폐 거래소 인허가제’라고 알려진 이유다.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지갑 업체나 수탁(커스터디) 업체도 해당한다.

‘가상자산사업자’ 쟁점은 ICO 프로젝트·노드 대행·디파이 등
이처럼 확실한 경우도 있지만 애매한 경우도 있다.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판매하는 ICO(암호화폐공개)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부터 원칙적으로 ICO를 금지하고 있어, 국내 ICO 프로젝트임에도 법인은 해외에 있는 곳도 많다. 법인이 해외에 있는 ICO 프로젝트도 국내법상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할지 검토해야 한다.

또 ICO 프로젝트 중에는 특정 국가에 법인을 두지 않고 DAO(탈중앙화자율조직) 형태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 DAO 기반 프로젝트도 국내법의 영향을 받는지 검토 대상이다.

노드 대행, 스테이킹 대행업체들도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할지 주목된다. 이들 업체는 암호화폐 보유자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한 뒤 보상을 받고, 이 보상을 위임자들에게 나눠주는 사업을 운영한다.

모호한 곳은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서비스다. 디파이 서비스에게는 가상자산사업자 해당 여부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디파이 서비스들의 목표는 신분이나 신용도와 상관없이 모두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규제 대상이 되면 법에 따라 실명인증 가상계좌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KYC(실명인증)를 요구하는 순간 탈중앙화 가치는 훼손될 수 있다.

헥슬란트와 법무법인 태평양이 발표한 서비스 업종별 ‘가상자산사업자’ 해당 확률./출처=가상자산 규제와 특금법 분석 보고서

ICO 프로젝트, ‘가상자산사업자’ 해당 확률 높다…“해외 법인도 마찬가지”
발행한 암호화폐를 판매하고 전송하는 한 ICO 프로젝트는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한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진영 법무법인 정세 변호사는 “특금법에 가상자산 발행에 관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하기만 하는 사업자는 없다”며 “암호화폐를 발행한 뒤 이를 판매하고 전송할 텐데, 그러면 ICO 프로젝트도 ISMS 인증을 갖추고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의 법인이 해외에 있어도 특금법을 준수해야 한다. 특금법은 국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라도 그 효과가 국내에 미치는 경우 특금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6조 제2항). 이진영 변호사는 “제6조 제2항에 따라 해외에서 이루어진 ICO라도 암호화폐 거래 행위의 당사자가 내국인이면 국내에도 효과가 미치는 것”이라며 “이런 경우 특금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DAO는 해외 법인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애매하다. 정말 탈중앙화된 조직이라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DAO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DAO에도 프로젝트 영업으로 돈을 버는 주체가 있다면 영업 대상이 내국인일 경우 특금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파이 서비스, 폭넓게 해석하면 특금법 규제 대상…“미리 준비 필요”
그렇다면 디파이 서비스들은 특금법을 준수해야 할까? 디파이 프로젝트들은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고객 자산을 직접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서비스 이용을 위한 블록체인 프로토콜, 스마트 컨트랙트만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런 디파이 서비스들의 특금법 적용 여부는 시행령을 마련하는 금융위 실무자들의 이해 정도에 달렸다. 예외적인 사례로 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법을 폭넓게 해석할 경우 디파이 서비스들도 규제망 안에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으로부터 암호화폐를 전송받아 스테이킹을 대행하는 업체는 당연히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한다. 고객 자산을 직접 보관하면서 이자를 주는 암호화폐 예치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고객 자산을 담보로 받고 암호화폐를 대출해주는 서비스도 규제 대상이다. 이들 서비스는 디파이가 아닌 ‘크립토파이낸스(암호화폐 금융)’ 서비스에 속한다.

반면 디파이를 추구하는 일부 스테이킹 대행 서비스들은 고객으로부터 직접 암호화폐를 받는 게 아니라 암호화폐 보유에 따른 권한만 위임받고, 스테이킹을 대행해준다. 이 경우 고객 암호화폐를 직접 보관하는 커스터디 서비스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일부 디파이 서비스들은 스마트 컨트랙트로만 예치 및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역시 고객 자산을 프로젝트 팀이 관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서비스들도 특금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류춘 헥슬란트 이사는 “고객 자산을 직접 받지 않고 권한만 위임받더라도, (고객 지갑의) 프라이빗키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으면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도 “특금법상 가상자산 보관 행위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가상자산 ‘관리’ 행위에는 포함될 여지가 있다”며 “이런 경우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앞으로 쟁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객 자산을 직접 보관하지 않는 이상 특금법 개정 취지인 ‘자금세탁방지’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시행령을 마련하는 실무자들의 해석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중앙화거래소(DEX)의 경우 거래 중개행위에 따른 대가를 받는지 안 받는지에 따라 나뉜다. 헥슬란트와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발행한 특금법 관련 보고서에서 “대부분 DEX는 중개 행위에 따른 대가를 받으며 이 경우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대가를 받지 않고 단순 P2P 거래를 위한 플랫폼만 제공한다면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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