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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과세 추진하는 정부…전문가들 “양도소득세 적용 가능성 높다”

정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소득 분류 기준 검토 中
양도소득 또는 기타소득 놓고 저울질
주식시장 거래와 비슷하고 차액 구간 별 세율 다른 양도소득세 확률 높아
과세 추진 시 암호화폐 투자 위축 가능성도 제기

  • 박현영 기자
  • 2019-12-09 17:34:18
암호화폐 과세 추진하는 정부…전문가들 “양도소득세 적용 가능성 높다”
/셔터스톡

정부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한 과세를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로 얻는 소득을 양도소득으로 볼지 혹은 기타소득으로 볼지 분류 기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에 대해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으로 분류하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타당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지난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가상자산 소득세 과세 방침을 정하고 내년 세법 개정안에 구체적인 과세 방안을 담기로 했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칙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로 얻는 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상자산 과세, 검토 중인 내용은?
과세를 위해선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가상자산 거래로 얻은 소득을 세법상 소득 범위 안에 추가해야 한다. 이때 이 소득이 양도소득인지, 기타소득인지에 대한 분류 기준이 검토 대상이 된다. 양도소득이란 주식, 부동산 등 자본 성격의 자산을 보유한 개인이 자산의 가치 상승으로 얻은 이득을 말한다. 기타소득이란 상금이나 복권당첨금, 사례금 등 다른 소득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기타 과세 대상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거래로 얻은 소득을 양도소득으로 보려면 자산의 가치가 상승했는지, 상승했다면 얼마나 상승했는지 볼 수 있는 근거 자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로부터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모두 받아야 하며 가상자산의 기준 시가도 산정해야 한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를 앞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거래 내역 확보는 가능할 전망이다. 특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거래소는 의심거래 및 고액현금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장에 보고해야 하고, 고객 예치금과 거래소 고유 재산을 분리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준 시가 산정은 쉽지 않다.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거래소별 시세 차이가 있는 탓이다.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특정 거래소에서 에어드랍 등 이벤트를 실시할 경우 시세 차이가 더 벌어지기도 한다.

이에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건 별로 부과하는 양도소득세와 달리 기타소득은 종합소득에 속한다. 따라서 가상자산 거래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할 경우, 그에 따른 세금은 1년간 얻은 이자·배당·사업·근로·연금소득 등을 모두 합쳐 연 1회 부과된다.

전문가들 “양도소득세 타당”…근거는?
정부가 가상자산 거래로 얻은 소득을 양도소득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확률이 높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준시가 산정을 위해선 거래소들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가상자산 거래가 주식시장의 거래와 비슷하게 이뤄진다는 점 △양도소득세 부과 시 양도 차액 구간별로 세율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양도소득 분류가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의 거래 형태가 증권거래소와 유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일반인은 비상장주식의 양도와 암호자산의 양도를 유사하다고 느낀다”며 “양도소득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했을 때 조세저항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오훈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도 “암호화폐 시세 차익은 암호화폐 양도 행위에 따른 차익이므로 양도소득으로 분류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기타소득세는 원천징수세율 8.8%로 부과되는 반면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액 구간별로 세율을 달리 부과할 수 있어 소득 차이를 반영할 수 있다. 더 공정한 과세가 가능해진다.

국세청 입장에서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유리하다. 필요경비란 소득세 장부 작성에 드는 경비로, 국세청은 기타소득에 대한 필요 경비율을 60%까지 일률적으로 인정해 공제한다. 반면 양도소득에 대한 필요경비는 실제 지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때에만 인정한다. 따라서 가상자산 거래 소득을 양도소득으로 분류할 경우 일률적으로 경비를 공제할 필요 없이, 납세자가 거래소 수수료 등 지출 사항을 증명한 경우에만 필요경비를 공제하면 된다.

양도소득으로 분류할 경우 해결해야 하는 기준시가 산정 문제에 대해선 거래소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권오훈 변호사는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을 정확히 산정하기 위해서는 거래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과세 당국이 거래소에 거래 정보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소들이 운영상 주의해야 할 점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단 변호사는 “거래량 기준 상위 거래소 몇 군데의 시세 평균으로 기준 시가를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과세 시 암호화폐 투자 위축 가능성 있어”
한편 가상자산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암호화폐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식시장에서는 소액 주주가 장 내에서 상장주식을 양도할 경우 양도 차익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증권거래세만 붙인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 소액 투자자에 대해선 이러한 기준이 없다. 소액 투자자도 양도소득세를 부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권오훈 변호사는 “소액 투자자의 양도소득세가 거의 없는 주식시장에 비해 암호화폐 시장에선 이러한 예외가 없으므로, 암호화폐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거래 위축을 막고 공정한 과세를 추진하려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에는 거래세만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단 변호사는 “상장주식과 마찬가지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암호자산에는 낮은 세율의 거래세만 부과하고 장외거래로 양도할 경우에만 소득으로 신고하고 과세하도록 하는 것이 국민 입장에서 공정한 과세”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내년 세법 개정안에 구체적인 과세 방안을 포함할 경우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는 2021년부터 가능해진다. 조세법률주의와 소급과세금지의 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법률이 개정된 이후에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가 가능하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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