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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검찰 “암호화폐 주소조회”...거래소에는 ‘폭탄’일수도

주소 조회는 암호화폐 계좌 추적 위한 수단
암호화폐 거래소는 금융사 아냐..영장없이 거래내역 요구 가능
거래소가 검찰 요구 거절할 수 있을까?

  • 법무법인 정세 이진영 변호사
  • 2019-04-08 11:00:26
[특별기고] 검찰 “암호화폐 주소조회”...거래소에는 ‘폭탄’일수도

대검찰청이 최근 한국블록체인협회에 “가상화폐주소 조회시스템 개발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하여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검찰의 입장에서 보면 암호화폐 주소조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수사의 신속성과 편의성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금세탁, 불법자금, 테러자금 등의 조달, 사기, 유사수신, 마약거래 등 암호화폐 관련 범죄의 수사를 하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나름 발 빠른 구상이며, 직무에 충실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검찰(대검찰청)을 향해서 이에 대하여 비판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암화화폐 거래소는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칫 검찰이 던져 준 폭탄(?)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일거에 폭사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한 대형 거래소 관계자가 암호화폐 전자지갑 주소가 개인정보에 해당되는지 법률적으로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라고 하면서 정부의 고객 자산 보호와 투명한 암호화폐 거래 질서 확립 취지에 100% 공감하고, 이 사업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 기사가 만일 사실이라면, 그 거래소는 대한민국 검찰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주소 조회는 암호화폐 계좌 추적 위한 수단


검찰이 문제되는 해당 암호화폐 지갑 주소가 어느 거래소의 주소인지 정도만 알아서 무엇하겠는가. 그것만 알아서는 수사에 도움 될 만한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장담컨대, 해당 지갑 주소가 속한 거래소가 확인되면 그 거래소에 해당 지갑 주소의 이용자 즉, 계좌주의 인적사항과 그 지갑 주소에서의 거래내역을 요구할 것이다. 즉, 쉽게 말하면 암호화폐 계좌추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독자분들도 계좌추적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현재 수사기관이 금융거래 계좌추적을 하려면 즉,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거래정보 등을 제공받으려면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이하 “금융실명거래법”이라 함) 제4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영장에는 명의인의 인적사항, 요구대상 거래기간, 요구의 법적 근거, 사용 목적, 요구하는 거래정보의 내용, 요구하는 기관의 담당자 인적사항 등을 기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금융거래의 비밀을 보장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금융사 아냐..영장없이 거래 내역 요구 가능


그런데, 암호화폐 거래소는 금융실명거래법상 금융회사 등에 포함되지 않는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별도의 입법도 없다. 즉, 암호화폐 거래내역 요구하는데 영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이다.

인적사항은 어떠한가. 우리 금융당국의 규제로 암화화폐 거래소에 등록하려면 실명확인계좌로 등록하여야 한다. 실명확인계좌 확인을 위해 거래소는 개인정보를 수집, 처리하고 있다. 실명확인계좌 등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거래소도 고객 본인인증(KYC)으로 개인정보를 수집,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개인정보보호법 제2조는 규정하고 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을 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2항에는 9가지의 예외사유가 있고, 그 중 하나가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 이 경우에는 인적사항 등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거래소가 검찰 요구 거절할 수 있을까?
물론, 반드시 제공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제공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므로 검찰 등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요구에 대하여 제공을 거절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정부와 수사기관이 가뜩이나 암호화폐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과연 어느 암호화폐 거래소가 검찰의 요구에 거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네이버의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요청 즉, 이용자의 성명, 주민번호, 아이디 등의 요청에 대하여 사생활보호를 이유로 영장에 의한 청구가 아니면 응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적이 있다. 전기통신사업법도 수사기관에 통신자료제공요청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했다. 그런데, 과연 현재 우리 암호화폐 거래소가 네이버처럼 검찰의 영장없는 인적사항, 거래내역 제공요청을 거절할 수 있을까. 검찰이 그 동안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 수색을 해왔던 것을 생각해보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가 검찰에게 암호화폐 주소조회 시스템을 개발하여 준다고 치자(그렇게 하지말자는 뜻도 아니다.) 검찰이나 경찰이 손쉽게 해당 지갑주소가 속한 거래소를 확인할 것이고 확인이 되면 거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인적사항과 거래정보 등을 요청할 것이다. 물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불법 근절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수사기관에 의해서 남용되거나 남용되지 않더라도 그 거래소를 이용하는 이용자는 왠지 불안해 할 것이다.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도 많은 사람들이 검찰이라면 두려워한다. 다른 대안이 없다면 모르지만, 전 세계에 그렇게 많은 거래소가 있는데, 굳이 검찰이 특별한 제한도 없이 수시로 거래 내역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한국 거래소를 이용할 까닭이 없다.

거래소 이용자의 불안..“한국 거래소 왜 이용하지?”
잘 생각해 보자.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는 한 때 세계 최대 거래량과 거래금액을 자랑하였고, 재정거래(arbitrage)가 다발적으로 이루어질 정도로 암호화폐도 높은 가격에 거래 되었다.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 목표’라고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하기 전까지. 물론 법무부 장관의 말로 우리나라의 암호화폐 거래가 위축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당시 암호화폐 가격의 이상폭등과 투기세력들을 생각해보면 법무부 장관의 발언 배경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전 세계에는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있으며, 미국 등 선진국에도 건재하다. 이제는 한국에서의 암호화폐 가격보다 해외거래소의 가격이 조금 더 높은 상황이기고 하다. 그러나, 그 선진국(중국을 제외한다)의 어느 나라도 장관이나 고위 공직자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말하는 나라를 들어본 적이 없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도화..신중한 접근 필요
그리고, 암호화폐주소 조회시스템 개발이 세계 최초라고 하고 있다. 최초가 사실이라면 어느 나라도 아직 시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왜? 우리 검찰보다 덜 똑똑하거나 직무에 충실하지 않아서 일까. 필자도 암호화폐가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 앞으로 블록체인 등 미래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 지켜 보아야 한다. 그리고 현재 존재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도화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 조금씩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다른 선진국들은 우리 검찰보다 덜 똑똑하거나 직무에 충실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더 신중하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검찰의 가상화폐주소 조회시스템을 어쩌면 필자가 지나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더 그 발전의 필요성 여부 등을 살펴 보아아 할 국내의 주요 거래소들이 검찰이 던져 준 이 폭탄(?)에 스스로 불을 붙이고 폭사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검찰이 이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알 수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국경과 관계없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그 커뮤니티의 가치는 신뢰로부터 나온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한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조회 시스템이 이용자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면 한국 거래소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정세 이진영 변호사 jylee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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