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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소품블 34]블록체인을 향한 정의와 평화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교수 / 한국블록체인학회 부회장

“잘못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혼날 정도로 잘못한 것 같지는 않아요“

필자의 아들이 어린 시절에 벌을 받으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한 말이다. 그때 필자는 혼나는 사람이 자기가 얼마만큼 혼나야 하는지 결정하는 게 아니라며, 초보 아빠였지만 나름 소신 있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강하게 야단을 쳤던 기억이 난다. 물론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려고 했었지만, 억울한 마음을 모두 풀어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어린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선물만큼 좋은 것이 없다. 특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전 세계 어린이들의 로망이 아닐까 한다.



크리스마스(Christmas)는 2,000년 전 예수님(Jesus Christ)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념일이다. 크리스마스는 라틴어 단어인 ‘그리스도’(Christus, 크리스투스)와 ‘모임’(massa, 마사)의 합성어에서 온 영어 단어라고 한다. 흔히 줄여서 사용하는 X-mas라는 표현은 ‘그리스도’(크리스토스)의 그리스어 첫글자인 그리스문자 ’키’(Χ)에 ‘마스’(mas)를 붙여서 쓴 것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의 50여개 나라에서는 공휴일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인 예수님은 예루살렘 인근인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정작 예수님이 태어나신 지역에는 크리스마스가 없다. 이스라엘은 유대교를 믿고, 팔레스타인은 이슬람교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관념과 규정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역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개념이나 사상이 태동할 때는 기존 관념과 제도와는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블록체인 분야로 시선을 돌려보자. 연말에 암호화폐 업계에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최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국내를 대표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비리사건 수사 관련 내용이다. 재판 중인 사건이고 검찰의 보도자료에도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전제를 달고 있다. ‘거래소에서 임의로 회원계정을 생성하여 가상화폐 자산을 예치하지 않고, 1,221억의 실물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전산을 조작하고, 4조2,000억원 상당의 가장매매와 254조5,000억원 상당의 허수주문을 통해 거래량 부풀리기를 하여, 1,491억을 편취하였다’라며 사기 사건임을 명시하고 있다.

반면 거래소의 주장을 잠시 살펴보자.

‘서비스 오픈 초기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자전거래를 했지만 절차상 편의였고, 사기의 의도가 없었다.’,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았고, 거래소가 그로 인해 취한 이득이 없었다. 별 다른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지금은 그러한 행위를 하고 있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라며 사기죄로 벌을 받아야 할 사안이 아니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소문으로만 돌고 있던 거래량에 대한 시장 조작 의혹이 확인된 것이다. 만약에 상장된 주식시장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무조건 경제사범으로 구속감이다. 차이가 있다면, 암호화폐는 새로운 개념이고, 암호화폐 거래소의 역할과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보니, 불법이 아니라고 강변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에 대해 다시 얘기를 해보자. 2,000년 전에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오시면서 가장 낮은 자세로 이 땅에 오셨다. 물론 종교의 관점에 따라서 예수님을 믿는 분들은 세상을 구원하시려고, 이 땅에 오신 구세주로 믿음을 가지실 것이고, 종교가 없는 분들은 소설 같은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처한 상황에 따라 크리스마스의 역할이 분명하게 갈릴 것이다. 종교의 관점에서는 구원이요 평화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연말에 하루를 더 쉴 수 있는 휴일일 뿐이다.

초등학교 시절까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던 어리어리하던 필자의 아들이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 주일학교에서 교사로서 듬직하게 봉사를 하고 있다. 역시 시간과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 되어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것 같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평화와 사랑을 베푸시기 위해 오셨다고 한다. 그렇다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여러분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묻고 싶다. 이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블록체인에 대한 기준을 잡고 방향을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인 것 같다. 서로의 관점을 조율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두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으면 한다.

“평화를 빕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블록체인!”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교수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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