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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인터뷰]커뮤니티 넘어 '마을' 꿈꾸는 논스, 그곳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대한민국 대표 블록체인 커뮤니티 논스(nonce)

하시은 대표 "강남 대표하는 창업가들의 마을 될 것"

(왼쪽부터) 하시은 논스 대표, 강영세 논스 COO./사진=조재석 기자


블록체인 커뮤니티 논스(nonce)가 만들어진 지 3년이 지났다. 논스를 이끄는 하시은 대표는 그동안 숨 가쁜 나날을 보냈다. 어제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안정적인 내일을 위해 오늘을 불태웠다. 3년을 돌아보는 기자의 질문에 하시은 대표는 웃으며 답했다.


“매일매일 청춘 드라마 찍은 느낌입니다. 마치 소년 성장 만화 같았다고 해야 하나? 하하.”


지난 2017년 블록체인 전문 유튜브 채널로 시작한 논스는 100명이 넘는 논숙자(논스 거주자)를 품은 대한민국 대표 블록체인 커뮤니티가 됐다. 강남 금싸라기 땅에 모여 함께 먹고, 자고, 꿈꾸는 100명의 사람들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이제는 강남을 대표하는 ‘창업가들의 마을’을 만들겠다고 한다. 강남에 마을을 만들겠다는 건 무슨 뜻일까? 아니, 그전에 논스는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일까? 8개월 째 ‘논숙’ 중인 기자가 햇살 좋은 5월의 어느 날, 논스 회의실에서 하시은 논스 대표와 강영세 COO를 만났다.



논스, 대한민국 대표 블록체인 커뮤니티가 되기까지

104명의 논숙자, 4개의 건물, 28개의 스타트업. 얼핏 들었을 때 논스는 부동산 기업 같기도, 엑셀러레이터 같기도 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논스가 추구하는 기업의 형태는 한 단어로 정의 내리기 어렵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마저 독특하다.



하시은 대표

“만약에 블록체인에 관심 있는 괴짜 100명이 한 자리에 모이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엄청 재밌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모으기 시작했죠.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을.”



지난 2018년 블록체인 산업이 활황일 때 테헤란로에 위치한 논스 1호점의 1층 라운지에선 파티가 끊이지 않았다. 어느 날은 1층에서 밋업(meet-up), 4층 루프탑에서 파티가 동시에 열리기도 했다. 블록체이너를 위한 커뮤니티였던 만큼 논스는 국내외 프로젝트들이 가장 먼저 찾는 영향력 있는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했다.

화려한 파티가 나날이 이어졌지만, 논스 운영진의 얼굴엔 점차 먹구름이 드리웠다. 커뮤니티가 운영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간 대여료와 입주자 월세만으로 강남 한복판에서 코워킹, 코리빙 스페이스를 운영하기엔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았다.



강영세 COO

“정말 어려웠던 지난 9월에는 논스를 아예 없앨까 생각도 했어요. 내부 문제도 있었고 특히 사업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거든요.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블록체인이 아닌 다른 관심 분야의 사람들이 논스를 찾아왔습니다. 논스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다시 정해야 하는 때였죠.”



논스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블록체이너를 위한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블록체인을 향한 입주자들의 관심은 떨어져만 갔다. 입주자의 다양성이 도리어 논스가 가진 ‘블록체인 커뮤니티’라는 정체성을 희석시킨 셈이다. 하시은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우리는, 이 사람들은 왜 이곳에 모였을까? 왜 모이고 싶어 했을까?


“그때 알았어요. 논스는 블록체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랑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나려고 오는 곳이란 걸. 처음에는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지만, 정말 중요한 건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환경이었단 걸 깨달은 거죠.”


도전적인 사람들을 위해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는 것. 블록체인 커뮤니티로 시작한 논스가 새롭게 깨달은 정체성이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개개인을 하나로 묶는 일은 블록체인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습과 닮아있었다. 저마다의 입주자(노드)가 서로 동의하는 생활 양식(합의구조)에 따라 개인과 공동체의 성장(생태계 구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 논스가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결국 블록체인의 핵심과 맞닿아 있던 셈이다.



커뮤니티 넘어 ‘마을 공동체’ 꿈꾼다

논스는 이제 커뮤니티를 넘어 하나의 마을 공동체를 꿈꾼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하시은 대표는 줄곧 논숙자 개개인을 ‘1인 가구’라고 표현했다. 가구원이 한 명인 사전적 의미의 1인 가구가 아니다. 그가 말하는 1인 가구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족과 주체적으로 떨어져 있는 청년에 가깝다. 그리곤 물었다.


“혼밥, 원룸, 혼자 코인노래방?. 오늘날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가 점점 보편화되고 있어요. 마치 1인 가구는 ‘혼자’라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예요. 저는 궁금합니다. 정말 1인 가구는 혼자여도 괜찮은 사람들인가요?”


논스를 운영하며 하시은 대표는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바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이 맞는 이들과 ‘함께 모이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출산율 감소로 인해 가족의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혼자 살아가는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접촉 서비스의 증가는 사람들의 디지털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그러나 하 대표는 세상이 변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이 모이고 싶어 하는 마음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저는 인간의 회복 탄력성을 믿습니다. 1인 가구는 자신도 모르게 외로움을 느껴요.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겠죠. 그런 마음이 간헐적 마을이나 공동체로 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논스는 그래서 우리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1인 가구를 한 곳에 모으는 매개체가 되고자 합니다. 특히 강남과 결이 잘 맞는 창업과 테크 쪽의 1인 가구를 모아서 하나의 마을 공동체를 이룰 거예요.”


창업가들의 마을을 준비 중인 논스 운영진./사진=조재석 기자


논스가 꿈꾸는 마을 공동체는 형식적인 마을이 아니다. 거주민이 있고, 생활 양식이 있고, 거주 공간이 있는, 어렸을 때 시골에서 봤던 '진짜 마을'을 만들 계획이다. 마을을 만들기 위해선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논스는 크게 3단계로 준비 과정을 나눴다.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운영체제(OS)다.



강영세 COO

“하드웨어는 논스 마을이 운영되기 위한 물리적 공간을 뜻합니다. 1인 가구가 공동체로 살며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어떤 거주공간이 적합할지 고민하는 거죠. 소프트웨어는 문화를 의미해요. 논스가 추구하는 진정성, 정, 도전이라는 핵심 철학을 담아 논숙자들이 거주할 때 지켜나갈 수 있는 삶의 양식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운영체제는 앞선 두 가지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식을 말합니다.”



요즘 하시은 대표는 논스가 만들어진 이래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논스가 그리는 1인 가구, 그리고 공동체의 비전에 공감하는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서다. 강남 한복판에 창업가들의 마을을 짓는다는 게 어쩌면 너무 황당해서, 아니면 코로나19라는 무서운 전염병 때문에 의문을 품는 벤처캐피털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논스의 마을에 주춧돌을 놓고자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하시은 대표는 논스가 하지 않아도 ‘1인 가구의 마을’은 보편화 될 것이라고 믿는다. 디센터와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자신 있게 말했다.



하시은 대표

“일본에서는 마을 기반 공동체가 많이 생기고 있어요. 논스가 하지 않아도 우리나라에서 10년 안에 보편화되겠죠. 논스가 원하는 건 간단해요. 성형은 압구정, 고시는 노량진 그리고 창업은 ‘논스’가 되는 거죠. 논스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언제든 이사를 와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도전할 수 있는 창업가들의 마을이 될 겁니다.”



/조재석 기자 cho@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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