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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된 ‘코박·비트베리’···국내 블록체인 기업 M&A 시장 커질까?

수익 내던 중 인수된 코박·최후 수단으로 인수 택한 비트베리

특금법 시행으로 한동안 경영난 해결 위한 인수 많을 듯

본격 성장 기대하려면 긍정적인 M&A가 더 많아야

출처=셔터스톡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인수합병(M&A)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걸까? 올해 이뤄진 두 건의 사례를 통해 블록체인 업계 내 M&A 시장을 전망해보았다.

코박과 비트베리, M&A의 다른 배경

블록체인 기반 영화 공유 플랫폼 무비블록은 암호화폐 커뮤니티 코박을 지난달 인수했다. 지난 2018년 초 설립된 코박은 국내 최대 암호화폐 커뮤니티이자 토큰 판매 플랫폼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퀴즈를 매개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투자자 간 소통을 돕는 ‘코박 라이브’를 시작으로 토큰 판매까지 중개하며 수익을 냈다. 스타트업이 단기간 내 성과를 창출하고, M&A로 이어진 사례다. 강연경 무비블록 대표는 “코박은 계속 매출을 창출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인수하고 싶어 할 정도로 가치가 높은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소다플레이의 운영사 몬스터큐브가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비트베리’를 인수한 사례도 있다. 이달 초 몬스터큐브는 람다256이 인수하려다 포기한 비트베리를 인수하고 서비스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비트베리 인수는 코박의 사례와는 크게 다르다. 비트베리는 경영난을 겪었다. 비트베리는 지난 1월 경영난을 이유로 서비스 종료까지 발표했다. 이후 다시 인수 협상을 시작해 기사회생했다.

“코박보단 비트베리式 M&A가 더 많을 것”
이처럼 하나둘씩 나오는 M&A 사례로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본격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기에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M&A는 늘겠지만, 한동안은 코박 같은 사례보다는 비트베리 같은 인수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개정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시행되면 경영난 해결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인수합병을 택하는 스타트업이 늘 것으로 보인다.

특금법에 따라 암호화폐로 영업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거래소뿐 아니라 암호화폐를 전송하고 관리하는 일반 블록체인 스타트업도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ISMS 인증을 획득하려면 인증심사 수수료에만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을 써야 하고, 컨설팅 및 보안 솔루션 도입 비용 등을 더하면 1억 원 이상의 돈을 지출해야 한다. 암호화폐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경우 3억 원에서 5억 원까지도 필요하다.

이에 ISMS 인증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이미 인증을 받은 기업에 인수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헥슬란트와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발행한 ‘가상자산 규제와 특금법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블록체인 업계 대부분 사업자가 가상자산사업자에 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금법 시행 이후 가상자산 관련 산업이 집중화, 대형화되고 동일 서비스 기업 간 인수합병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티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택하는 인수합병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세를 견인하기는 어렵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블록체인 기업 간 M&A가 더 많이 나오겠지만, 업계를 위해선 긍정적인 M&A 사례가 나와야 한다”며 “산업의 파이를 키우고 양사 간의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우수한 M&A 사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여러 기업이 인수를 원할 정도로 수익성이 있거나 좋은 성과를 보여준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매우 드물다”며 “해외 기업이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인수하려는 경우도 여전히 드물다”고 전했다.

활력 잃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블록체인 스타트업에도 영향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스케일업(Scale-Up)과 엑시트가 부족한 점도 블록체인 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한·미·중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 나라 중 스케일업 및 엑시트 비중이 가장 낮았다. 시드·엔젤 투자를 받은 한·미·중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성장 경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엑시트 비중(5.8%) 및 유니콘 배출 비중(1.4%)은 미국의 엑시트(12.3%), 중국의 유니콘 배출(6.8%)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대부분은 스타트업에 해당한다. 이들 역시 스타트업 생태계 내에 속한다. 김보경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최근 양적으로 팽창했으나, 성장기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과 엑시트가 부족하다”며 “창업에서 성장, 회수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신산업 분야 규제 완화와 민간 모험자본 다양화를 통한 스케일업, 엑시트 촉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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