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급여 지급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가상자산 업계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으로 월급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한국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지급결제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서비스인 ‘올스케일’은 미국 달러에 연동된 유에스디코인(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급여 지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이 지난달 개설됐다. 이를 고려하면 최근 들어 본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스케일을 이용하면 고용주는 직원의 가상자산 지갑으로 수 분 내에 스테이블코인을 전송할 수 있다. 직원은 은행 계좌나 페이팔 계정을 연동해 스테이블코인으로 월급을 받거나 법정통화로 임금을 수령할 수 있다. 서병윤 DSRV랩스 미래금융연구소장은 “글로벌 원격근무와 프리랜서 개발자 고용이 활발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급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풍경이 일반화하고 있으며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변화”라며 “미국 와이오밍주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등 새로운 조직 형태와 급여 지급을 포용하는 법·제도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업계에는 비슷한 모델이 이미 나와 있다. 비트코인(BTC) 같은 가상자산을 급여로 주는 서비스 ‘비트웨이지’는 지금까지 누적 기준 4억 달러(약 5602억 원) 이상의 임금을 송금했으며 4500개 이상의 기업에 속한 9만 명의 근로자가 이용 중이다.
가상자산 급여 서비스는 글로벌 다국적기업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은행을 통한 전통적인 국제 송금은 평균 3~5영업일이 걸리고 수수료도 최대 4%에 달하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면 수 분 내 정산이 가능하고 수수료는 1달러 이하 수준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중개 은행 수수료와 환전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 역시 급여를 빨리 받을 수 있다.
반면 은행 입장에서는 기존의 업무 영역이 쪼그라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으로 급여를 지급할 경우 과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서 소장은 “한국이 글로벌 인재 유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무조건 억압하는 규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가이드 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으로 나가는 급여에 대한 과세 기반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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