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투자사 소라벤처스의 제이슨 팡 설립자가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편입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업체가 한국에서도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비트코인서울 2025’에 연사로 나서는 팡 설립자는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상장사와 비트코인 편입 전략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한국판 스트래티지가 2~3개월 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만간 구체적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게 팡 설립자의 얘기다.
스트래티지는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업체다. 소라벤처스는 아시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털로 기업에 비트코인 보유 및 운용 전략을 전수하고 해당 업체의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의 비트코인 매입을 도왔다. 12일 기준 메타플래닛의 보유 물량은 6796개다. 소라벤처스의 전략 도입 이후 메타플래닛 주가는 최근 1년 새 1880% 넘게 급등했다. 소라벤처스의 경우 한국의 상장사가 같은 전략을 쓸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1년간 일본과 홍콩에서 실행해온 전략이 한국에서도 적용 가능한지 파악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로 검토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팡 설립자는 비트코인 자산 편입 전략이 국내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증시가 침체된 상황에서 비트코인을 제도권 자산으로 받아들인다면 자본시장에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팡 설립자는 한국의 규제 환경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봤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은 보수적 규제 환경이었지만 정권이 바뀌고 정책 기조가 친(親)블록체인으로 전환될 경우 제도권의 가상자산 편입 시도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본격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례가 없었던 만큼 첫 사례가 나오면 산업 전반에 주는 상징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팡 설립자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다음 촉매가 상장사와 기관투자가의 매입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계기로 비트코인이 더 이상 개인투자자만의 자산이 아닌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이제는 나스닥과 도쿄증권거래소·홍콩증권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들이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팡 설립자는 ‘비트코인서울 2025’에서도 스트래티지의 전략과 메타플래닛의 성공 사례를 적극 소개할 생각이다. 그는 “이 행사를 통해 메타플래닛과 HK아시아홀딩스를 초기에 함께 설계했던 경험을 한국 커뮤니티와 공유할 계획”이라며 “태국 기업 사례도 곧 공개될 예정인 만큼 아시아 내 여러 상장사를 중심으로 스트래티지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팡 설립자는 이어 “메타플래닛이 단순한 자산 편입을 넘어 장기 전략과 기업 비전을 강조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콘퍼런스는 한국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라벤처스는 올해 초 홍콩 상장사 HK아시아홀딩스 지분을 확보하며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유티엑스오(UTXO)매니지먼트와 비트코인 매거진 모회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70% 이상을 인수하기도 했다. HK아시아홀딩스는 2월부터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연초 대비 주가가 약 1062% 폭등했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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