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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스냅샷]“NFT 수료증? 어떻게 볼 수 있는 건데요?”

/셔터스톡

지난 2월 디센터와 삼성전자가 함께 진행했던 대학생 블록체인 교육 프로그램 ‘FOUNDERS’가 막을 내렸다. 교육을 무사히 마친 학생들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만들어진 특별한 수료증 토큰 ‘F03’을 받았다. F03에는 △수강생 이름 △고유번호 △활동기수가 담겼고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던 암호화폐 지갑으로 전송됐다.

FOUNDERS에서 수료증 토큰을 준 것처럼 최근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NFT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NFT는 게임 업계에서 사용되는 특별한 기술 정도로 여겨졌지만, 올해 들어 △금융 △저작권 △예술까지 그 적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와,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수료증이라니 뭔가 특별한 것 같아요! 그런데 어디로 가야 볼 수 있어요?”



수료식 당일 설레는 마음으로 수료증을 받은 학생이 물었다. 일단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이걸 어디서, 어떻게 보는 건지 도통 모르겠단다. 아차, 거기까진 생각 못했다. 블록체인 미디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참신하고 유의미한 수료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 학생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학생이 웃으며 건넨 질문 한 마디에 현재 블록체인 산업이 가진 문제가 발가벗겨진 것 같아 부끄러웠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아직 많은 프로젝트가 사용자의 필요성(Needs)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설계하지 않고 그저 블록체인 기술의 특이점을 내세운 ‘공급자 중심’의 접근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학생들을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F03 토큰을 발행했던 내게도 해당하는 얘기다.

블록체인을 취재하면서 많이 들었던 말이 하나 있다. “블록체인이 살아나려면, 블록체인이 죽어야만 한다.” 블록체인 서비스가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블록체인 특유의 낮은 확장성과 높은 진입장벽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뜻이다. NFT 사업도 마찬가지. 고유성 어떻고, 영속성이 뭔지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니즈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불편의 땅에서 혁신을 피워내는, 모든 스타트업의 본질과 다르지 않다.

다행히도 블록체인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프로젝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유명 암호화폐 투자자 윙클보스 형제가 소유한 니프티 게이트웨이(Nifty Gateway) 거래소는 달러로 NFT를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복잡한 사용자 경험(UX) 단계를 짧게 줄였다. 암호화폐 지갑도 필요 없이 이메일 주소 하나만 있으면 된다.

얼마 전 새벽 감성에 젖어 싸이월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 대학생 시절 추억이 담겨있는 사진들이 모두 사라져 있더라. 꽤 씁쓸했다. NFT 비즈니스가 꾸준히 발전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저마다의 기호가 담긴 디지털 수집품을 플랫폼에서 손쉽게 거래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때가 오면 ‘대체 불가능한 수료증’ F03도 그리 낯선 개념은 아니지 않을까?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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