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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원 보이스 출시]②'기본소득·실명인증' 도입···사용자 중심 SNS 만든다

'고래의 등장'으로 실패한 스팀잇

보이스, 고래 막기 위해 기본소득제 도입

매일 일정 수량 보이스 토큰 지급

가짜 계정·봇 막기 위해 철저한 KYC도 진행

보이스 베타 버전 이용화면./출처=보이스 블로그

이오스 개발사 블록원(Block.one)이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젝트 ‘보이스(Voice)’의 베타 버전을 출시한다. 출시 예고만으로도 이오스(EOS)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보이스가 기존 블록체인 SNS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오스 개발사가 직접 개발하는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은 어떤 모습일까? 보이스는 기존 블록체인 SNS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블록체인 업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기존 블록체인 SNS와 비슷한 출발점, 더해진 문제의식
우리에게 잘 알려진 블록체인 기반 SNS로는 ‘스팀잇’이 있다. 스팀잇은 ‘콘텐츠가 창출하는 가치를 콘텐츠 생산자에게 돌려주자’는 블록체인 SNS의 목적을 세상에 알렸다. 콘텐츠가 생산자의 동의 없이 유통되고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기존 SNS의 문제점도 잘 지적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자에게 암호화폐 스팀(Steem) 보상을 주고 데이터의 투명성을 높였다.

하지만 스팀잇은 오래가지 못했다. 토큰 이코노미가 무너진 탓이다. 스팀잇은 콘텐츠 생산자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 좋은 콘텐츠에 투표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뒀다. 그런데 이 투표 기능이 오히려 독이 됐다.



스팀잇에는 기본 암호화폐인 스팀 외에 스팀으로 전환할 수 있는 스팀파워가 있는데, 스팀파워가 많은 사람은 투표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즉, 스팀파워가 많은 사람의 투표를 받으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많은 보상을 받으면 스팀파워도 많이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에 서서히 ‘스팀파워 고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로 투표해주면 더 많은 스팀파워를 가질 수 있게 되므로 이들끼리 담합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심지어 자동으로 투표해주는 ‘보팅(Voting) 로봇’까지 등장했다.

보이스의 출발점은 스팀잇과 비슷하다. 지난해 6월 1일 보이스 출시를 처음 발표하는 자리에서 댄 라리머(Dan Larimer) 블록원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제일 먼저 강조한 한 마디는 “소셜미디어는 망가졌다(Social media is broken)”였다. 그는 “SNS는 우리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우리의 SNS상 데이터는 대기업과 은행, 월가의 이익을 위해 수집된다”고 비판했다.

브렌든 블루머(Brendan Blumer) 블록원 CEO도 “우리의 콘텐츠, 우리의 데이터, 그리고 우리의 관심사는 모두 가치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 가치로부터 보상을 얻는 존재는 SNS 이용자가 아니라 SNS 플랫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이스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이스 토큰을 지급해 콘텐츠 제작자에게 보상을 주고, 블록체인 기술로 데이터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스팀잇과 같다.

그러나 보이스는 더 깊게 들여다봤다. 보이스의 목표는 스팀잇 등 기존 블록체인 SNS에서 발생했던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이다. 암호화폐 보상은 중요하지만 한 사람이 ‘고래’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흔히 ‘봇’으로 불리는 가짜 계정도 없애야 한다.

스팀잇 무너뜨린 고래를 막겠다…‘기본소득’ 도입
소득 수준이나 노동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받는 ‘기본소득’. 블록원은 이 기본소득 개념을 도입했다. 모든 보이스 이용자들은 매일 일정 수량의 보이스 토큰을 지급 받는다. 처음 가입한 이용자들은 30일어치 보이스 토큰을 미리 지급 받아 바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보이스 토큰을 독차지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매일 받는 기본소득(Daily Reward)을 볼 수 있는 보이스 이용화면 예시./출처=보이스 홈페이지

국가가 기본소득 제도의 도입을 주장할 때 항상 따라오는 지적이 있다. 기본소득의 원천은 어디냐는 지적이다. 블록원 측은 “우선은 보이스 플랫폼 자체를 활성화해 광고주들이 주목하는 플랫폼으로 만든 뒤, 광고주들이 돈을 쓰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광고주들이 보이스 측에 토큰을 지급하게 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지급할 토큰을 마련하고, 보이스 토큰의 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가 ‘좋아요’를 많이 받거나 ‘좋아요’를 통해 다른 사람의 콘텐츠에 기여하는 경우에도 보이스 토큰을 받을 수 있다. 보이스 토큰을 많이 가진 사용자는 자신의 콘텐츠가 더 많이 노출되도록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기호 이오스 얼라이언스 커뮤니티 매니저는 “보이스 토큰은 ‘말할 권리’를 토큰화했다고 보면 된다”며 “보이스 토큰을 많이 가지는 게 단순히 부를 축적하는 게 아니라 말할 권리를 많이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너 사람 맞니?”…보이스에 ‘봇’은 없다
블록원은 보이스 블로그에서 페이스북에 54억 개의 가짜 계정이 있음을 지적했다. 또 이런 가짜 계정과 봇이 콘텐츠 불법 유통,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심화한다고 비판했다. 투명성을 높인 블록체인 SNS라고 해서 봇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스팀잇에도 ‘보팅 봇’이 있었다.

보이스 홈페이지에 처음 등장하는 문장은 “당신은 사람이 맞습니까?(Are you a human?)”이다. 가짜 계정, 봇 없는 SNS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를 위해 블록원은 철저한 실명인증절차(KYC)를 진행한다. 블록원은 블로그를 통해 “보이스의 임무는 가짜 계정으로부터 자유로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고,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KYC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블록원은 “KYC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이 절차를 진행하면 가입자가 감소할 수도 있지만, 보이스의 목표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KYC의 효과를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이스의 KYC 진행화면./출처=보이스 블로그

KYC 과정에선 개인정보를 제공하게 되는데,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는 블록체인 SNS가 개인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블록원은 “개인정보는 인증용으로만 사용되고 인증 후엔 즉시 삭제된다”며 “KYC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는 제삼자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더 안전한 KYC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KYC가 블록체인의 기본 가치인 탈중앙화를 벗어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보이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보다는 기존 SNS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측면이 크다.

KYC는 사진이 있는 신분증과 셀프 사진 촬영을 통해 진행된다. 블록원은 “보이스 내 모든 콘텐츠 생산과 상호작용은 실명으로 이루어진다”며 “향후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도 마련할 예정이지만, 그런 경우에도 이용자를 식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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