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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뉴월드]②블록체인이 이끄는 프로그래머블 경제

탈중앙화, 프로그래밍 통해 새로운 금융기술 진화

규칙 알고리즘으로 프로그램 제작…자동·강제 실행

스마트 계약에 따른 경제…프로그래머블 경제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컴퓨터로 운영…위변조 방지

공정하지 않으면 손해보는 알고리즘…성실 이행 강제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첫 번째 글(‘가치공유시대’를 여는 블록체인)에서는 블록체인이 다른 기술과 차별화되는 근본적 이유인 ‘가치공유’에 대해 살펴봤다. 이번 글에서는 ‘가치공유’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블록체인은 대단한 잠재력을 지닌, 그 기저에 담대한 철학을 품고 있는 기술이다. 블록체인 그 자체가 금융이거나 경제인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2008년 정부와 금융권이 주도했던 금융시스템이 실패하는 것을 경험한 후에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준엄히 꾸짖으면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많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사토시 나카모토가 던진 화두 ‘새로운 금융기술’은 더욱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핵심은 ‘탈중앙화’다. 거기다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경제(Programmable Economy)를 꿈꾸고 등장했기 때문에 금융이나 경제와 맞닿아 있다.



블록체인은 “왜 정부와 금융기관만이 ‘신뢰’를 확보하고 ‘화폐’를 만들고 ‘통제’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경제주체로서 스스로 화폐를 발행하고, 관리하고, 책임지겠다는 것이 암호화폐의 담대한 철학이다. 화폐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고, 기존 경제체제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블록체인 기업이 하는 일이다. 이 모든 것이 중앙에 있는 누군가의 통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생각을 가진 지지자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만들어진 규칙을 알고리즘화 혹은 프로그래밍화 해서 관리자 개입 없이 운영한다.

알고리즘,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이 대단히 복잡한 것도 아니다. 첫 번째 글에서 예로 든 것처럼 한 개의 빵을 두 명이 사이 좋게 나눠 먹기 위해서 “한 명은 반으로 나누고, 다른 사람이 그중에서 하나를 먼저 선택하게 한다”는 원칙이 바로 알고리즘이다. 그리고 그 규칙을 컴퓨터 언어로 바꿔 기계적으로 실행될 수 있게 하는 것이 프로그래밍이다. 약속된 프로그램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알고리즘 안에서 특혜나 차별은 없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보자. 블록체인 기반으로 비트코인을 발행하는 네트워크는 정부나 금융기관 개입 없이 그 네트워크 안에서 자기들의 규칙을 만들었다. 코인은 2,100만 개만 발행하기로 하고, 네트워크에 대한 기여와 보상 규칙을 작업증명(PoW)이라는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자동으로 관리한다. 중앙 관리자 없이 네트워크의 개별 컴퓨터 단에서 데이터의 무결성을 검증하고 위변조를 방지한다.

기존의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는 관리자가 이런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블록체인에서는 사람의 개입없이 알고리즘에 의해 모든 것이 관리된다. 블록체인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은 알고리즘화 돼 있고, 프로그램으로 작성돼 있어 별도의 통제기관 없이도 관리가 가능하다.

이더리움은 이를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라는 형태로 구체화했다. 스마트 계약은 자동으로 타당성 입증과 실행이 진행된다. 계약 조건을 충족하면 곧바로 효력을 발생하고 실행된다. 스마트 계약은 일부 혹은 전체적으로 스스로 실행(autonomous agents)되고 강제될 수 있도록 만든다.

가령 일상에서 맺는 계약은 “내가 너에게 A를 만들어주면, 너는 나에게 B를 대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식이다. 계약은 맺지만, 계약 이행은 우리가 직접 해야 한다. 많은 경우 약속된 행동을 하지 않는 계약위반이 발생하고, 법률적 소송도 불사해야 하는 등 복잡하고 불편한 일을 겪게 된다.

그런데 이더리움에서 말하는 스마트 계약은 “A라는 조건이 만들어지면, B라는 코드가 자동으로 실행된다”는 약속을 하고, 조건이 성립하면 블록에 기록된 계약에 따라 강제로 계약이 실행되도록 한다. 그래서 조건에 따른 계약 결과가 명확하고, 계약 내용이 자동으로 즉각 이뤄지기 때문에 시시비비를 따질 이유가 없다. 가령 “비디오를 보면 코인을 준다”라는 내용의 스마트계약을 맺으면, 비디오를 다 봤을 때 코인이 곧바로 지갑에 들어온다. 비디오를 보다가 중간에 끊으면 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계약에 따라 중복해서 봐도 한 번만 적용할 수 있다. 사람의 개입 없이 집행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 계약의 가장 큰 장점이고, 이런 경제를 추구하는 것이 프로그래머블 경제다.

프로그램밍화 된 스마트 계약은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의 컴퓨터에서 운영된다. 인증되지 않은 계약의 변화나 사기, 서버 문제 등 위험요인을 분산화된 네트워크에서 제거해 준다. 법원, 변호사 개입 없이도 계약은 자동으로 실행되고 지불과 가치의 교환이 바로 일어난다.

‘블록체인에 올라간다’는 것은 시간 도장을 찍어 수정할 수 없게 만든다는 뜻이다. 계약을 위한 이상적 플랫폼을 만들고, 계약서 상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시간 도장을 찍는다. 과거 계약도 블록체인 상에 영원히 남는다.

이전 계약이 보관되면서 동시에 새로운 계약도 만들 수 있다. 모든 수정본과 편집된 버전에 정확한 시간 도장이 찍힌다. 이는 진행되는 모든 과정에 대한 정확한 개요를 제공할 뿐 아니라 거래에 관여했던 당사자들이 정직하도록 만든다. 정보가 기록된 원장은 수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계약을 관리하는 제 3자 중개인이 필요 없도록 만든다. 빵을 나눠 먹는 사례처럼 개개인의 성향이 공정해서가 아니라 내가 공정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알고리즘에 기반한 프로그래밍 경제는 모든 구성원들이 계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게 만든다.

이번 글에서 블록체인 경제가 추구하는 프로그래머블 경제와 스마트 계약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 글에서는 ‘왜 새로운 금융을 꿈꾸는 기술이 나오는지’, ‘이 기술이 왜 시장의 큰 흐름이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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