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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 '커뮤니티 방'···해답 찾아 나선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투명한 정보 공유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티 방'…문제점 잇따라

소통채널 변경, 커뮤니티 분리로 변화 꾀하는 프로젝트들

원활한 소통 위해선 프로젝트가 먼저 나서야한다는 의견도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채널이 변하고 있다. ‘커뮤니티 방’은 블록체인 산업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채널이다. 텔레그램(텔방)과 카카오톡(톡방)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방에선 주로 제품 홍보, CS 응대, 서비스 피드백이 오간다. 해당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사용자들이 모여 있는 채널인 만큼 기업 입장에서 커뮤니티 방은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커뮤니티 방이 오히려 골칫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다수의 국내 커뮤니티 방에서는 서비스 품질 개선 이슈보다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이나 토큰 가격 변동과 같은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커뮤니티 관리자(CM)에 격렬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한다. 이에 프로젝트들은 새로운 소통 창구를 마련하거나, 개발 중심의 커뮤니티를 별도로 운영하며 문제를 개선하려 한다.

소통 채널 마련하며 변화 나선 프로젝트들
주식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에는 마감이 없어 24시간 내내 가격 이슈가 발생한다. 글로벌 단위 프로젝트도 많아 한밤중이나 새벽에도 문의가 쏟아지곤 한다. 이는 CM이 상시 대기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프로젝트 입장에선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에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 플랫폼 메타디움은 메신저를 통한 실시간 채팅방을 비활성화했고, SNS와 블로그에 힘을 싣기로 했다. 박동휘 메타디움 기획이사는 “양방향 소통은 빠른 속도로 대화가 진행되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자마다 시간 차가 발생해 정보가 불균형하게 제공된다”며 “블로그를 쓰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 모두에게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며, 마케팅 창구를 단일화해 일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실시간 소통 창구를 폐쇄한 것은 아니다. 박 이사는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라이브 코너를 통해 생생한 의견을 듣는 창구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페이프로토콜도 블로그 채널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영일 페이프로토콜 팀장은 “페이프로토콜은 ICO를 진행하지 않아 가격 이슈보다는 결제 방법과 같은 CS 성격의 문의가 많았다”며 “CS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기록하는 게 중요한데 메신저 채널은 휘발성이 강해서 포스팅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블로그를 활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개발자 커뮤니티 분리하기도
투자자 중심 커뮤니티와 개발자 커뮤니티를 분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미국 SEC에서 최초로 토큰 판매허가를 받은 블록스택은 최근 텔레그램과 페이스북 기반의 개발자 중심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블록스택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정금산 매니저는 “일부 커뮤니티 방들이 생성된 목적과는 다르게 가격 논의만 이뤄지곤 한다”며 “블록스택의 경우 투자자 커뮤니티와 별도로 운영되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마련함으로써 생태계 발전에 도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버전 마인크래프트로 유명한 ‘더샌드박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커뮤니티 채널에 입장할 때 유저가 ‘크리에이터’, ‘게이머’, ‘투자자’ 등 자신의 관심 분야를 설정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커뮤니티와 크립토 투자 커뮤니티는 분리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더 활발한 소통이 가능해졌다.


인력 부족·감정노동에 커뮤니티 방 폐쇄 고민 이어져
일부 프로젝트에선 커뮤니티 방 폐쇄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한다. 상시 운영되는 채팅방을 관리하기 위해 여러 명의 CM을 둘 여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박동휘 메타디움 기획이사는 “24시간 주7일 진행되는 실시간 채팅을 위해선 여러 명의 관리자가 필요하다”며 “(결과적으로) 채팅을 통한 소통에 집중하다 보니 프로젝트의 마케팅팀에서 구체적인 방향성이나 시장 상황 분석에 준비가 다소 미흡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CM을 향한 지나친 비난도 폐쇄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블록체인 관계자는 “적게는 수백 명부터 많게는 수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CM 1~2명이 실시간으로 응대한다는 건 정말 큰 감정 소모를 요구하는 일”이라며 “심각할 때는 달걀을 던진다거나 살해 협박을 하는 투자자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존 산업에서 기업이 대중의 시각과 다른 행보를 보이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직원 개개인이 부담하진 않지만,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산업 특성상 CM이 모든 비난에 바로 응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커뮤니티 폐쇄는 오히려 해가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블록체인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비전이나 기술 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보다 커뮤니티를 폐쇄하는 편이 금전과 인력을 아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히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블록체인 팀에게 사업 진행 초기부터 함께한 커뮤니티 구성원을 잃는 건 큰 손해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올바른 문화 정착 위해 프로젝트가 먼저 나서야
다수의 블록체인 관계자들은 올바른 커뮤니티 소통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선 프로젝트팀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우 메이커다오 매니저는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된 의사결정 구조와 생태계를 가졌기에 일반 유저의 참여자가 꼭 필요하다”며 “커뮤니티는 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중심이 되는 뿌리이므로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꾸준히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사의 서비스를 가장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사용자는 결국 홀더(Holder)이므로 원활한 소통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박동휘 기획이사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개념 자체가 일반인에게 생소한 상황에서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사용자층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며 “프로젝트 지지자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사용자 군이므로 커뮤니티 채널은 이와 같은 지지자들이 서비스를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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