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 법안인 ‘지니어스(GENIUS)’법이 상원의 첫 문턱을 넘은 가운데 홍콩도 유사한 법안을 최근 통과시키면서 스테이블코인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26일 홍콩 금융관리국(HKMA)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는 21일(현지 시간) 첫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경우 HKMA 등록을 의무화하고 발행량 이상의 준비금을 보유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 시행은 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다.
홍콩은 지난해 징둥닷컴과 스탠다드차타드 홍콩 등 현지 기업들이 참여한 ‘스테이블코인 샌드박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를 빠르게 진행해왔다. 홍콩 가상자산 기업 해시키의 공예펑 전략담당 이사는 “이번 법안으로 홍콩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기준을 세우고 디지털 금융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이 중국의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산하 학술지에서도 위안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중심 전략을 고수하던 중국이 기조를 바꿔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병윤 DSRV랩스 미래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는 사실상 국제화에 실패했다”며 “중국 본토와 외부를 잇는 홍콩의 역할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미국 달러 디지털 패권에 맞서는 새로운 실험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 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