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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블랙홀 암호화폐 대기업, 폭풍이냐 미풍이냐?

실리콘밸리 인재들, 암호화폐 대기업으로 속속 빨려들어가

블록체인 개발자들 "암호화폐 기업, 블록체인 기본정신 없어"

고객이 원하는 건 "돈 되는 비즈니스" vs. "오픈소스 개발"

갈등의 골 깊어진 암호화폐 기업, 실리콘밸리 인재 봉합할까

실리콘밸리 인재들 "암호화폐 업계, IT 산업 초반과 비슷"

"개발자들 기술개발 집중해야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 가능"

코인베이스는 올들어 실리콘밸리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코인베이스 홈페이지

‘암호화폐 업계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난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등 관련 기업에 대해 실리콘밸리 인재들과 암호화폐 프로토콜 개발자들 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실리콘밸리 인재들은 ‘신의 직장’을 떠나 암호화폐 기업으로 옮기고 있지만, 정작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꺼리는 눈치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식 기업 문화를 흡수하면서 기업 문화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개발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블록체인의 기본 정신인 탈중앙화, 분산경제에서 벗어나 상업화의 틀 속으로 빨려들어갔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암호화폐 대기업들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사업적 이익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며 “고객들을 쥐었다 놨다 하며 자신들의 입맛에 고객을 맞추는 실리콘밸리식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실험정신을 갖고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개발자들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암호화폐 기업들이 기술개발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가능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레이첼 호로위츠(오른쪽) 영입 사실을 알린 코인베이스. /사진= 코인베이스 블로그

◆ 개발자들 “상업화된 암호화폐 기업, 절대 안 간다”= 코인베이스는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얻고 있지만, 개발자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본업인 블록체인 기술 개발보다 수익을 위한 벤처 설립 등 주변 사업에 집중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된다. 블록체인의 기본 이념인 ‘모두의 이익’이 아닌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돼 커뮤니티 이익을 추구하는 프로토콜 개발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이 심어진 셈이다.

블록체인 대표 기업인 블록스트림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ening Network·비트코인 기반 코드를 바꾸지 않고 네트워크에 추가로 층을 더해 빠르고 저렴한 거래를 가능하게 해 주는 비트코인 확장 솔루션)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코어 개발자들과 상업적 파트너 사이에 반목이 생긴 것도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코어 개발자인 그레고리 맥스웰은 퇴사하면서 “회사가 개발보다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부에서는 “라이트닝 네트워크 개발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며 “블록스트림이 단기 이익에 눈이 멀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비트코인 프로토콜 개발을 게을리해서 맥스웰이 떠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블록체인 기업, 상업화가 아닌 고객·개발자에 중심축 맞춰야”= 블록체인 기술은 오픈소스(Open Source·무상으로 공개된 소스 코드 또는 소프트웨어), 공유를 기반으로 한다. 독점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주식회사와는 상극이다. 개발자와 회사가 접점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인 루크 다쉬르(Luke Dashjr)는 “실리콘밸리 등에 있는 큰 기업들은 코어 개발자들이 암호화폐 기반의 오픈 소스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개발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오픈소스는 수익이 적기 때문에 환영을 못 받는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회사가 개발자들의 특성을 받아들이는 데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알렉스 보스워스 전 비트고(BitGo·비트코인 시큐리티 스타트업) 개발자는 “개발자들이 꿈꾸던 회사와 암호화폐 대기업들이 가는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며 “대다수의 기업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춘 제품을 고객이 원하는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우선 생각해 독립적으로 구현된다”고 덧붙였다. 루빈 컨센시스 CEO도 “개발자들이 마음 놓고 프로젝트를 개발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며 “개발자, 더 나아가 소비자를 위한 원칙이 상업화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코인베이스의 오픈소스 펀드./ 사진=코인베이스 블로그 제공

◆ 개발자들, 코인베이스 오픈 소스 펀드 출시에도 ‘싸늘’= 실리콘밸리 암호화폐 기업들은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나름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핵심이 아닌 겉포장만 바꾸었다는 반응이다.

코인베이스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 3월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오픈소스 펀드’를 선보였다. 오픈소스 행사와 개발자들에게 매달 2만5,000달러를 후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개발자들은 “무늬만 후원”이라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회사의 전략적 후원은 없다”고 지적했다. 다쉬르 비트코인 개발자는 “개발자에게 비즈니스적 통찰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펀드의 취지는 좋다”면서도 “돈만 내고 나 몰라 하는 것은 최선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픈소스 개발자를 지원하는 흉내만 내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실리콘밸리 인재 수혈로 기업문화 바뀔까= 개발자와 회사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영입된 실리콘밸리 인재들이 둘 사이에 다리를 놔 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가장 관심을 두는 인물은 최근 코인베이스로 영입된 레이첼 호로위츠 전 페이스북 이사. 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성장 과정을 지켜봤다. IT 산업 내에서 트위터가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도록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또 골드만삭스의 리처드 킴 또한 개발자와 회사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최근까지 외환 서비스와 암호화폐거래 데스크 설립 업무를 해오며 시장동향을 파악했다. 코인베이스로 옮겨 블록체인 관련 벤처 기업들을 상대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실리콘밸리 인재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성격과 정의를 새롭게 내려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실리콘밸리 IT 기업에서 큰 역할을 했던 그들이 블록체인 시장에서도 제 몫을 해 낸다면 개발자들이 암호화폐 프로토콜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블록체인 시장의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기업이 블랙홀처럼 실리콘밸리 인재들을 빨아들여 생태계를 안정화 시키고 키우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연지 인턴기자 yjk@decenter.kr

김연지 기자
yj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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