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출범하는 토큰증권(STO) 시장에 글로벌 자금을 유치하려면 결제 체계 정비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매매 대금까지 블록체인에서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해외 투자자의 환전·송금·결제 부담을 낮추고 국내 자산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디지털자산기본법 공청회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6월 법안 발의 이후 스테이블코인 발행·감독 체계를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은행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발행을 우선 허용하는 방안과 한국은행의 만장일치 합의기구, 금융위원회의 관계기관 협의체 등이 논의됐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온체인 결제 도입 일정도 미정이다. 금융위는 3단계로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 수단으로 연결할 계획이나 후속 일정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기술 발전 등에 달려 있다.
해외 투자자가 블록체인 지갑에 자금을 보유해도 국내 토큰증권 결제가 기존 계좌로만 이뤄지면 은행망을 통한 환전·송금이 필요하다. 스테이블코인 등 결제 수단을 증권 원장과 연결하면 자금 이전과 증권 매수·대금 지급을 연계해 절차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효과를 높이려면 외화 교환, 국경 간 이전, 외국인 투자 규율도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시차를 넘어 거래·결제할 기반을 갖추면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해외 투자자의 저변을 넓히고 국채·회사채·부동산 등을 토큰화하는 글로벌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의 자금을 국내로 유치할 기회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이미 결제 수단의 법적 기반과 거래 실험 여건을 함께 마련하고 있다.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감독 체계는 지난해 7월 제정된 지니어스법으로 구축했다. 시행일은 내년 1월 18일과 주요 감독기관의 최종 시행규칙 공표 후 120일 중 이른 날이다.
토큰화 증권의 거래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클래리티법의 상원 심의 개시를 위한 절차 표결이 부결됐지만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틀 뒤 토큰화 주식 거래를 위한 ‘혁신면제’를 발표했다. 일정 요건을 갖춘 거래 시설과 유동성 공급자에 거래소·딜러 정의 적용을 5년간 조건부로 면제하는 조치다. 온체인 결제를 전면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법률과 규제 당국의 권한으로 실험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제도화를 글로벌 자금 유치로 연결하려면 해외 투자자가 국내 자산에 투자하기 편리한 결제 환경까지 갖춰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등 결제수단의 법제화와 외환·송금 제도 정비를 함께 추진해 국내 시장의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법적 책임 부담 역시 증권가의 적극적인 행보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꼽힌다. 분산원장은 기존 폐쇄망과 달리 오류 시 귀책을 가리기 힘들지만 전자증권법상 전산 오류 등으로 토큰이 초과 발행될 경우 계좌관리기관인 증권사 자기자본으로 장내 매수 후 소각해야 하는 ‘무한 보충 의무’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불가항력적 전산 사고에 대한 배상 책임 상한제나 공동 보증보험 등 제도적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증권사 토큰증권 사업 담당자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내년 2월부터 안정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려면 명확한 가이드라인 고시와 2단계 공모 로드맵 제시, 상호운용성 표준 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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