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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조원 코인장사’ 역풍…상원 문턱 못 넘은 클래리티법

■ 연내 처리 사실상 불발
‘상당한 이해관계’ 때만 처분강제
모호한 기준에 민주당 강한 반발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보상’ 반대
비트코인 한때 5% 넘게 급락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24년 7월 27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24년 7월 27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상화폐 업계의 최대 숙원으로 꼽혀온 미국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상원 절차 표결에서 부결됐다. 표결 직전까지 공화당과 민주당이 절충안을 주고받으며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14억 달러(약 1조 9152억 원) 규모 가상화폐 수익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 탓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 상원은 15일(현지 시간) 클래리티법을 본회의 논의 단계로 넘기기 위한 절차 표결을 실시했지만 가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부결됐다. 표결 결과는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법안에 반대해온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 4명도 반대표를 던졌다.

클래리티법은 미국 가상화폐 시장의 규제 체계를 명확히 하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가상화폐의 법적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위원회(CFTC)의 감독 역할을 구분하는 게 핵심이다.

막판 최대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을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였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산 공개 자료에서 지난해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14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트럼프 일가가 지배 지분을 보유한 가상화폐 업체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 관련 수입만 5억 달러를 웃돌았다.

민주당의 반발에 공화당도 표결 직전까지 절충에 나섰다. 최종안에는 공직자가 가상화폐 사업에 ‘상당한 재정적 이해관계’를 보유한 경우 이를 처분하거나 백지신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처분 또는 이전 사실을 담당 윤리기관에 신고하고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상당한 이해관계라는 기준 자체가 모호해 실질적인 이해충돌 방지 장치로는 부족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윤리 규정의 집행 실효성도 쟁점이 됐다. 최종안에는 미 법무부가 관련 규정을 집행하고 주 법무장관의 집행 권한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민주당에서는 행정부 소속인 법무부가 현직 대통령의 이해충돌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법무부를 이끄는 토드 블랜치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를 맡았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둘러싼 은행권의 반발도 여전했다. 미 지역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은행 예금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상원 표결이 부결되면서 법안의 연내 처리는 불투명해졌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남은 의회 일정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표결 부결 소식에 가상화폐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이날 오전 8시 50분 코인게코 기준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2조 6600억 달러로 24시간 전보다 4% 감소했다. 하루 만에 1000억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비트코인은 4% 가까이 급락하면서 7만 5000달러대로 밀렸다. 한때 5%가량 빠졌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클래리티법은 알트코인과 실물연계자산(RWA)에 법적 명확성을 부여해 제도권 자금 유입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인 만큼 이번 부결은 시장에 악재”라면서도 “비트코인은 금리 등 거시경제 지표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향후 경제 여건을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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