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코인처럼 사고파는 ‘토큰화 주식’ 시장을 놓고 블록체인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BNB체인은 바이낸스의 거래망, 솔라나는 밈코인 시장에서 키운 거래 기반을 활용한다. 증권 중개업체 로빈후드는 자체 블록체인까지 구축했고 코인베이스의 베이스는 주식 토큰을 대출과 같은 금융 서비스로 연결하고 있다.
14일 실물자산 데이터업체 RWA.xyz에 따르면 토큰화 주식의 유통 가치는 28억 4000만 달러로 30일 전보다 12.97% 늘었다. 같은 기간 토큰화 주식을 보유한 지갑 개수는 343만 개로 162.09% 급증했다.
토큰화 주식은 애플·테슬라 같은 주식의 가치나 권리를 블록체인상의 토큰으로 만든 상품이다. 실제 주식을 수탁기관에 보관하고 이에 대응하는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는 개인 지갑에 토큰을 보관하고 블록체인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다. 일부 상품은 담보로 맡겨 돈을 빌릴 수도 있다. 다만 토큰을 샀다고 모두 해당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가 갖는 권리는 상품마다 다르다.
각 체인이 토큰화 주식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거래할 자산이 늘어나면 이용자와 자금도 함께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 토큰은 단순 매매를 넘어 대출과 투자 상품의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더 많은 주식과 유동성을 끌어들이는 것이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우는 새로운 경쟁이 된 셈이다.
BNB체인의 가장 큰 무기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다. 바이낸스는 계열사 비테크홀딩스가 발행한 ‘비스톡스’를 현물시장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용자는 바이낸스에서 주식 토큰을 산 뒤 BNB체인 기반 개인 지갑으로 옮겨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온도파이낸스와 엑스스톡스 등 외부 업체의 주식 토큰도 BNB체인에서 유통된다. BNB체인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토큰화 주식·상장지수펀드 상품은 6월 709개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거래소에 모인 이용자와 유동성을 토큰화 주식 시장으로 연결하면서 상품군까지 넓히는 전략이다.
솔라나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의 장점을 앞세운다. 13일 솔라나재단에 따르면 솔라나에서 발생한 토큰화 주식 거래량의 63%는 미국 증시 정규장이 문을 닫은 뒤 이뤄졌다. 솔라나 기반 토큰화 주식 보유 주소도 72만 7000개를 넘어섰다.
자산 토큰화 업체 백드는 지난해 6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토큰화한 ‘엑스스톡스’를 솔라나에서 출시했다. 솔라나의 대표 탈중앙화거래소인 레이디움에서 기존 가상화폐뿐 아니라 주식 토큰도 사고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솔라나 재단에 따르면 출시 1년여 만인 8월 말 솔라나 기반 엑스스톡스 운용자산은 5억 달러를 넘어섰고 레이디움의 토큰화 주식 누적 거래액도 40억 달러를 돌파했다.
첫날 거래액이 실제 증시를 웃돈 사례도 나왔다. 솔라나 전문매체 솔라나플로어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출시된 미국 상장사 그라인더의 주식 토큰은 24시간 만에 3100만 달러 넘게 거래됐다. 직전 거래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실제 그라인더 주식 약 1660만 달러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제도권 핀테크 공룡의 진입도 판을 키우고 있다. 모바일 증권사 로빈후드는 지난해 유럽에서 주식 토큰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7월 자체 이더리움 레이어2인 ‘로빈후드체인’을 가동했다. 주식 토큰 발행과 지갑을 넘어 거래가 이뤄지는 기반까지 직접 구축한 것이다. 새 주식 토큰은 120개국 이상의 적격 이용자에게 제공된다.
코인베이스가 주도하는 베이스는 주식 토큰을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에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애플·엔비디아 등 실제 주식으로 1대1 뒷받침되는 토큰을 개인 지갑에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다. 탈중앙화 대출 플랫폼 아베와 연계해 이들 주식 토큰을 담보로 가상자산을 빌릴 수 있는 금융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들 외에도 이더리움과 아발란체 등 다른 블록체인도 토큰화 주식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더리움에서는 온도파이낸스의 주식 토큰이 거래·담보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아발란체 생태계에서도 수백 개의 미국 주식 토큰이 유통되고 있다.
한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베이스가 노리는 것은 단순한 토큰화 주식 거래소가 아니라 주식 자체를 디파이의 금융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주식 토큰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이를 다시 투자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거래량뿐 아니라 예치자산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토큰화 주식 경쟁도 단순 매매를 넘어 대출과 투자까지 아우르는 2차전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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