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투자자문사의 가상화폐 수탁 규정을 다시 마련한다. 게리 겐슬러 전 SEC 위원장 시절 업계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규정을 폴 앳킨스 현 위원장 체제에서 다시 손보는 것이다.
27일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SEC는 25일(현지시간) 투자자문사의 고객 가상화폐 수탁과 관련한 새 규정 구상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제출했다. OMB 검토를 거친 뒤 SEC가 규정안을 공식 제안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SEC는 규제 일정에서 새 규정이 “가상화폐를 포함한 투자자문사 고객 자산과 펀드 자산의 수탁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현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과 증권 거래·보관 방식이 변화한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일부 낡은 규정도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규정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앳킨스 위원장이 취임 이후 가상화폐 규제 부담을 낮추는 데 무게를 둬온 만큼 2023년보다 규제 강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SEC는 2023년에도 가상화폐 수탁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개정안은 투자자문사가 고객의 가상화폐를 ‘적격 수탁기관’에 맡기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적격 수탁기관에는 인가를 받은 은행이나 신탁회사, SEC에 등록된 브로커딜러,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 선물중개업자 등이 포함됐다.
겐슬러 전 위원장은 당시 “가상화폐 플랫폼이 일반적으로 운영되는 방식을 고려하면 투자자문사가 이들을 적격 수탁기관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히며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회사와 가상화폐 업계 반발이 거셌다. 미 중소기업청(SBA)의 고위 법률 담당자들은 SEC가 규정이 가져올 잠재적 영향을 크게 과소평가했다며 소규모 투자자문사가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도 해당 방안을 “불법적이고 실행 불가능하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규정안은 겐슬러 전 위원장 임기 내 최종 확정되지 못했고 SEC는 지난해 이를 철회했다.
이후 가상화폐 기업의 연방 신탁은행 인가가 늘면서 수탁 여건도 달라졌다. 가상화폐를 보관할 수 있는 기관의 범위가 확대된 셈이다. SEC가 수탁 규정을 다시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SEC는 최근 ‘가상화폐 규정(Regulation Crypto Assets)’ 제안도 공개하는 등 규제 체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브로커딜러의 가상화폐 관련 규제 준수 방식을 명확히 하기 위한 별도 규정도 추진 중이다.
SEC 규제 일정에는 투자자문사 수탁 규정안의 제안 시점이 10월로 제시돼 있다. 다만 규제 일정이 실제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가상화폐 규정안 역시 당초 4월 제안이 예정됐지만 실제 규정안은 8월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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