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디지털 자산 규모를 150조 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배경에는 그룹 차기 성장 전략인 ‘미래에셋 3.0’이 자리잡고 있다. ‘미래에셋 3.0’은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전통자산도 토큰화하거나 실물자산인 금 등을 코인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투자자산을 다각화 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기존 투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투자 방안을 모색해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전략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이 26일 디지털엑스 임직원들과의 만찬행사에서 제시한 디지털엑스 성장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의 융합’ 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고객들의 주요 투자 상품인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전통자산 외에 토큰증권(STO) 등을 활용해 투자 자산을 다변화 하는 방식이다. 박 회장은 “앞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를 나눠서 토큰화하거나 금, 은 전기 등 실물 금융자산을 디지털화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엑스에 대해 박 회장은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향후 빅테크가 블록체인 결제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내다본 그는 “증권사가 에이전틱 자산관리 알고리즘을 만들어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이렇게 바꾸는 게 좋겠다 오퍼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오케이 버튼만 누르면 그날 매매가 된다”며 “증권회사 PB가 영업할 게 없는 세상으로 가는 것이고, 그게 뉴 파이낸스”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통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융합하는 ‘실물연계자산(RW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하는데 중앙은행도 금을 매입하고 있지 않냐”면서 “디지털 금 코인을 20조~30조 원 규모로 형성하면 투자자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시대일수록 전기 중요성이 커지는만큼 전기 가격이 상승할 것을 고려해 ‘전기 코인’을 발행하면 전기료 상승가치를 담아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STO에 대한 중요성도 다시한 번 언급했다. 박 회장은 “STO는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슬라이스해서 STO를 하면 어마어마한 시장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과도한 대출로 코인 투자에 올인하는 일명 ‘코인 빚투’ 현상에 대해서는 우려의 뜻을 전했다. 전통자산 뿐만 아니라 디지털 자산도 ‘장기 분산 투자’ 해야 한다는 박 회장의 투자 철학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 회장은 이날 “주식은 벤처투자 하듯이 해야한다”며 단기 매매보다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해야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주변에 비트코인으로 돈 번 사람이 거의 없다”며 “거기다 대출까지 받아 가면서 왜 하는지 모르겠는데, 모든 자산은 그런 방식으로 거래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대신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외에 다양한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미래에셋은) 세계적으로 다양한 투자를 하는데, 코인을 좋아하는 고객에게 이것 말고도 수익이 많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시범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배당을 많이 했으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겨났겠나”라며 “배당을 안 해야 회사가 좋아지는 것이고 자본축적으로 과감히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이 전통자산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을 통해 본격적인 ‘종합투자금융그룹’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배경에는 기존 증권사들과 차별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박 회장의 ‘통 큰 결단’이 자리잡고 있다. 박 회장은 2016년 KDB대우증권을 인수하며 국내 최대 수준의 자기자본과 브로커리지, 투자은행(IB) 역량,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M&A도 높이 평가된다. 미래에셋은 2018년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Global X)’를 인수해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미국에 핵심 거점을 확보했다. 단순한 판매채널 확대가 아니라 미래에셋의 ETF 상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만들고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손에 넣은 것이다. 2022년에는 호주 자산운용사인 ‘ETF 시큐리티스(Securities)’를 인수해 ‘글로벌엑스 오스트레일리아(Global X Australia)’로 재편했고 2023년에는 유럽 ETF 시장조성업체 GHCO와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스톡스팟(Stockspot)을 잇따라 품었다. ETF 상품을 만드는 운용 역량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장조성 기능, 디지털 기반 자산관리까지 더하면서 투자 상품의 제조부터 유통·관리까지 글로벌 금융투자 밸류체인을 차례로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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