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등록된 법인·외국인 계정이 수십만개에 달하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계정은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의 원화 거래가 제한되고 외국인의 국내 가상자산 투자가 사실상 막혀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등록된 법인 계정은 총 6590개로 집계됐다. 외국인 계정은 이보다 훨씬 많은 56만 6352개에 달했다.
반면 실제 이용되는 계정은 드물었다. 일반법인 가운데 지난달 매매·교환·스테이킹·가상자산 입출금 등을 한 차례라도 이용한 활성계정은 29개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두나무 계정이 22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외국인 활성계정도 지난달 기준 90개에 그쳤다. 특히 외국인 계정이 48만 4846개에 달하는 빗썸에서는 지난달 활성계정이 한 개도 없었다.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법인 계정은 빗썸이 3280개로 가장 많았고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2086개로 뒤를 이었다. 두 거래소에 등록된 법인 계정만 5366개로 전체의 81.4%를 차지했다. 외국인 계정 역시 빗썸이 48만 4846개로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했고 두나무가 4만 2449개로 뒤를 이었다.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이들 계정의 자산 규모는 적지 않다. 법인이 보유한 가상자산 규모는 약 433억 7717만 원이다. 업비트를 통해 보유한 규모는 270억 7875만 원으로 전체의 62.4%에 달했다. 빗썸(62억 9732만 원), 코인원(51억 4678만 원), 고팍스(30억 8251만 원), 코빗(17억 7180만 원) 순으로 많았다. 외국인 역시 가상자산 303억 6300만 원과 예치금 25억 8100만 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계정 수와 실제 이용 사이에 큰 격차가 발생한 배경에 규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일반법인은 거래소 계정을 만들 수 있지만 원화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거래와 입·출금은 제한돼 있다. 고객확인(KYC) 절차를 거친 뒤 비트코인이나 테더 등으로 거래하는 ‘코인마켓’은 이용할 수 있다.
외국인 역시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 이후 실명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에 제약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현재 남아 있는 외국인 계정 상당수가 외국인의 국내 가상자산 투자가 사실상 제한되기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인 시장은 단계적 개방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 등록법인에 투자나 재무 목적의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하기 위해 투자자 보호 및 자금세탁방지 등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 중이다. 이와 더불어 거래소는 KYC 강화, 대량 주문 자동 분할매매 시스템, 보관 체계 등을 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법인과 기관의 참여가 확대되면 커스터디와 장외거래(OTC),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WA) 등 연관 산업으로 수요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시장이 개방될 경우 거래소 수수료 수익 확대와 함께 외화 유입 및 세수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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