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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결제망 잡자…골드러시 시작[디센터 기고]

■[디센터 기고] <8>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
에이전틱 커머스·페이퍼콜 두 갈래 경쟁
구글·오픈AI·코인베이스 등 표준 선점전
“승자 예측보다 두 시장 모두 대비해야”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

2025년 한 해에만 쏟아져 나온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결제 표준 기술은 8개에 달한다. 결제망 경쟁은 이제 ‘에이전트 결제’라는 키워드로 점차 확장하고 있다.

결제망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오프라인 결제망을 쥔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온라인 결제망을 선점한 페이팔과 스트라이프가 막대한 현금흐름을 확보하며 시장의 지배자가 됐듯 차세대 결제망의 주도권을 쥐는 자가 다음 세대의 부를 독식할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현재 기업들이 에이전트 결제 기능 도입과 스테이블코인 지갑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새로운 시장의 인프라를 장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에이전트 결제’라는 하나의 키워드 아래 시장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첫째,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다. 사용자가 에이전트에게 쇼핑을 위임하면 에이전트가 예산과 조건에 맞춰 상품을 탐색하고 결제까지 대행하는 시장이다. 구글의 UCP·AP2, 오픈AI와 스트라이프의 ACP 등이 경쟁하고 있다. 각각 구축한 메커니즘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기존 카드 결제망 위에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이용자를 얹는 구조다. 기존 결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이점이 확실하고 대중적인 상용화에도 가장 근접해 있다.

둘째, 페이퍼콜(Pay-per-call)이다. 에이전트가 다른 에이전트의 API나 데이터, 연산 자원을 스스로 사고파는 시장이다. 결제 단위가 소수점 이하로 내려가는 초소액·고빈도 거래이기 때문에 기존 카드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 틈새를 코인베이스의 x402를 비롯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프로토콜이 채우고 있다. 이들은 리눅스 재단을 중심으로 국가별 카드사와 핀테크 기업 등과 활발히 협력하며 공용 표준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인 만큼 쌓아야 할 것도 많다. 대표적으로 개방성이 높은 페이퍼콜 시장은 필연적으로 ‘신뢰의 공백’이라는 난관에 봉착한다. “저 에이전트를 정말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KYA(Know Your Agent)라는 새로운 검증 방식도 등장했다. 이를 겨냥한 기업들의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비자는 에이전트 파트너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이더리움은 에이전트의 평판을 기록하는 시스템을 공개하는 등 생태계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월마트·엣시·쇼피파이 등 거대 가맹점을 등에 업고 대중 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하며 제도권 안착을 노리고 있다. 반면 페이퍼콜 진영은 카드망이 외면했던 초소액 결제라는 틈새시장에서 기술 표준과 신원 검증 체계를 구축하고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두 시장이 대중화되는 시점은 분명 다를 것이다. 확실한 고객 기반을 갖춘 에이전틱 커머스가 먼저 제도권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완전 자율 에이전트의 활동이 일상화되는 시점이 오면 비로소 페이퍼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다.

이 서바이벌 게임에서 승자는 인프라를 선점한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2026년, 결제망 판도를 뒤흔들 옥석 가리기는 이미 시작됐다. 사업자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어느 표준이 최종 승자가 될지 점치는 것이 아니다. 에이전틱 커머스와 페이퍼콜, 두 시장 모두에 최소한의 발판을 미리 마련해두는 것이다.

[디센터 기고]

디센터는 디지털자산 산업의 주요 이슈를 조명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들의 칼럼을 정기적으로 연재합니다. 현장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과 정책, 기술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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