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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U 25년, 대한민국 금융안전의 최후의 보루 [디센터 기고]

■[디센터 기고] <3> 황석진 동국대 교수
출범 25주년 맞은 금융정보분석원
가상화폐 시장 제도화에 책임 커져
AI·온체인 분석으로 역량 강화해야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올해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출범한 지 2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지난 25년 동안 FIU는 우리나라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의 중심에서 금융시장의 신뢰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금융회사와 카지노사업자, 가상자산사업자 등 보고의무기관으로부터 금융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수사기관과 관계기관에 제공해 범죄수익의 흐름을 차단하는 국가 금융정보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금융범죄를 예방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관이다.

최근 금융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이 일상화되고 가상화폐와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자산이 등장하면서 자금의 이동은 더욱 신속하고 복잡해졌다. 동시에 보이스피싱, 마약범죄, 투자사기, 랜섬웨어와 같은 범죄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며 진화하고 있다. 자금세탁은 이러한 범죄를 가능하게 하는 연결고리인 만큼 금융정보를 분석해 위험을 조기에 식별하고 관계기관과 공유하는 FIU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시장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면서 FIU의 책임도 한층 커졌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가상화폐 분야에서도 기존 금융권과 동일한 수준의 AML 체계를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국제기준에 맞춰 제도를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점검하고 감독하는 것은 FIU가 맡고 있는 중요한 책무이다.

최근 FIU와 일부 가상자산사업자 간 행정소송이 이어지면서 감독의 방향과 집행 방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감독기관과 업계의 대립으로 볼 필요는 없다. 법치주의 사회에서 행정소송은 행정처분의 적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하는 정상적인 과정이다. 법원의 판단을 통해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한다면, 우리나라 AML 체계는 더욱 성숙해질 수 있다. 개별 사건의 결과와 관계없이 자금세탁방지 제도의 공익적 가치와 FIU의 역할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자금세탁방지는 금융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한 안전장치이다. 건전한 금융질서가 유지되어야 투자자 보호도 가능하고, 디지털자산 산업 역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FIU는 감독과 제재를 넘어 금융회사와 가상자산사업자의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고, 국제기준을 국내에 정착시키는 정책기관으로서 우리 금융시스템의 신뢰를 뒷받침해 왔다.

앞으로의 과제는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인공지능(AI)을 악용한 금융사기, 스테이블코인, 탈중앙화금융(DeFi), 크로스체인 거래 등 새로운 금융환경은 기존의 감독 방식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위험요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는 AI 기반 금융정보 분석, 온체인 데이터 활용, 국제 공조와 민관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FIU 역시 데이터 기반 금융정보분석기관이자 국가 AML 컨트롤타워로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

25년은 지난 성과를 돌아보는 시간이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점이다.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범죄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국제기준을 충실히 이행하는 기관이 있을 때 비로소 유지될 수 있다. 출범 25주년을 맞은 FIU가 앞으로도 전문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AML 제도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금융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디센터 기고]

디센터는 디지털자산 산업의 주요 이슈를 조명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들의 칼럼을 정기적으로 연재합니다. 현장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과 정책, 기술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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