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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메가뱅크도 움직였다…日 온체인 금융 현실로 [웹엑스 2026]

‘웹엑스(WebX) 2026’- 엔화 코인·예금토큰·ETF로 혁신 가속

‘웹X 2026’ 참석자들이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도예리 기자
‘웹X 2026’ 참석자들이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도예리 기자

일본이 디지털자산을 금융 인프라로 편입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웹3 산업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웠다. 메가뱅크는 기업금융의 블록체인 전환을 준비하고 있고, 자산운용업계는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와 토큰화 시장 확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13~14일 일본 도쿄의 더프린스파크타워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웹3 행사 ‘웹엑스(WebX) 2026’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 실물연계자산(RWA) 등 온체인 금융을 둘러싼 다양한 사례와 청사진이 제시됐다. 행사에서 나온 7가지 핵심 메시지를 정리했다.

<1> 정부·집권여당 “웹3는 국가 성장 전략”

‘웹X 2026’ 참석자들이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도예리 기자
‘웹X 2026’ 참석자들이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도예리 기자

일본 정부와 집권여당은 웹3와 디지털자산 산업을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영상 축사를 통해 “웹3를 비롯한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해 혁신을 촉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기업이 일본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사업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다.

다이라 마사아키 자민당 국가사이버안보전략본부장 겸 AI·웹3 소위원장은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계약과 결제를 수행하는 시대에는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이 필수적인 금융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칸다 준이치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결제 시스템은 오류가 발생하거나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기존 일본 은행과 메가뱅크 중심의 대규모 결제 인프라를 어떻게 온체인 방식으로 전환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2> 3대 메가뱅크 “은행 서비스도 블록체인으로”

다니구치(오른쪽부터) 나오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부사장, 가와고에 히로시 스미토모미쓰이은행(SMBC) 수석 전문가, 히타니 미치코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이사, 이노우에 하루치카 JFET 최고경영자가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에서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다니구치(오른쪽부터) 나오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부사장, 가와고에 히로시 스미토모미쓰이은행(SMBC) 수석 전문가, 히타니 미치코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이사, 이노우에 하루치카 JFET 최고경영자가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에서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24시간 365일 결제가 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가 구축되면 기업의 자금관리 방식부터 은행 서비스까지 모두 달라질 겁니다.”

히타니 미치코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이사는 블록체인이 기업 재무와 은행 서비스의 구조를 함께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은행은 여러 계열사의 잉여자금을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풀링(Pool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 실시간 결제와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자금이 자동으로 이동하는 프로그래머블 머니가 확산하면 자금을 미리 한곳에 모아둘 필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와고에 히로시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수석전문가는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 금융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결제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확장성과 개인정보 보호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며 “이제는 금융권이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니구치 나오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거래은행부 부사장은 기업들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들은 예금토큰과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업무에 어떻게 활용될지 지켜보고 있지만 국경 간 결제를 중심으로 활용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회계 시스템과 기업 내부 시스템 연계 등 과제가 해결되면 도입은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 스테이블코인 “이제는 어디에 쓰느냐의 경쟁”

사카네 신(왼쪽부터) 트래덤 공동 최고경영자(CEO),  겐 아다치 넷스타즈 이사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사토 신스케 슬래시비전 설립자,  아리사 도요사키 바이낸스재팬 총괄매니저, 요시다 세이하쿠 해시포트 CEO가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사카네 신(왼쪽부터) 트래덤 공동 최고경영자(CEO), 겐 아다치 넷스타즈 이사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사토 신스케 슬래시비전 설립자, 아리사 도요사키 바이낸스재팬 총괄매니저, 요시다 세이하쿠 해시포트 CEO가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무대도 발행에서 활용으로 옮겨갔다. 행사에서는 결제와 해외송금, 기업 간 정산은 물론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결제까지 스테이블코인의 실제 사용처를 넓히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공개됐다. 업계는 얼마나 많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는지보다 이용자가 일상에서 얼마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요시다 세이하쿠 해시포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최대 비수탁형 지갑 ‘해시월렛’ 이용자가 115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월간 스테이블코인 결제액은 10억 엔(약 92억 원)으로 매달 30% 이상 늘고 있다. 해시포트는 이용자가 지갑에서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JPYC를 직접 발행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QR결제망도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겐 아다치 넷스타즈 이사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USDC·테더(USDT)·JPYC를 지원하는 결제 서비스를 공개했다. 해외 이용자가 USDT로 결제하면 가맹점에는 엔화가 정산되는 구조다.

바이낸스 재팬도 결제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아리사 도요사키 바이낸스재팬 총괄매니저는 QR결제와 송금 등에 활용되는 ‘바이낸스 페이’를 소개하며 일본에서도 엔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토 신스케 슬래시비전 설립자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슬래시 카드’를 공개했다. 향후 애플리케이션에서 USDC와 JPYC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도록 관련 라이선스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 가상화폐 ETF “2028년 목표”

키쿠치 다카후미(오른쪽부터) 도쿄증권거래소 관계자, 조 케이스케 블랙록 재팬 이사, 미즈사키 유슌 노무라자산운용 프로덕트 전략 헤드, 아사쿠라 토모야 SBI글로벌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등이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키쿠치 다카후미(오른쪽부터) 도쿄증권거래소 관계자, 조 케이스케 블랙록 재팬 이사, 미즈사키 유슌 노무라자산운용 프로덕트 전략 헤드, 아사쿠라 토모야 SBI글로벌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등이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일본 자산운용업계와 증권거래소는 가상화폐 ETF 도입을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홍콩 등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됐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가상화폐를 직접 편입한 ETF를 판매할 수 없다. 관련 세제와 투자신탁 규정도 정비되지 않은 상태다.

아사쿠라 토모야 SBI글로벌자산운용 CEO는 일본 가상화폐 ETF의 출시 목표 시점으로 2028년을 제시했다. 제도 정비와 상품 설계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모델을 참고하되 일본 투자자의 수요와 자산운용 환경을 반영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즈사키 유슌 노무라자산운용 프로덕트 전략 헤드는 가상화폐 ETF가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가의 시장 진입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기관은 가상화폐를 직접 보유할 때 수탁과 회계, 위험관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ETF를 활용하면 기존 증권계좌와 운용 체계 안에서 투자할 수 있다.

조 케이스케 블랙록재팬 이사는 미국 ETF 시장의 경험을 토대로 투자자 접근성과 유동성, 수탁 안정성이 상품 성장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가상화폐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 자산배분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키쿠치 다카후미 도쿄증권거래소 이사는 거래소가 상품의 안전성과 시장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 산정과 유동성 공급, 시세조종 방지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가상화폐 ETF가 제도권 상품으로 신뢰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행사에서는 일본이 아직 ETF 출시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상품과 제도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5> 예금토큰 “2026년은 원년”

우에노 나오히코(왼쪽부터) 토요타 블록체인 랩 애널리스트와 마쓰다 이케이 디지털플랫폼 최고경영자(CEO), 히라코 요시오 DCP CEO, 하토가이 준이치로 일본 재무성 디지털통화기획실장 등이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우에노 나오히코(왼쪽부터) 토요타 블록체인 랩 애널리스트와 마쓰다 이케이 디지털플랫폼 최고경영자(CEO), 히라코 요시오 DCP CEO, 하토가이 준이치로 일본 재무성 디지털통화기획실장 등이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예금토큰(Tokenized Deposit·TD)이 일본 지급결제 인프라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 등 실제 활용 사례가 등장한 가운데 일본 재무성은 올해를 ‘예금토큰의 원년’으로 평가했다. 업계는 지역은행이 각각 발행하는 예금토큰을 하나의 결제망으로 연결하는 상호운용성을 확산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하토가이 준이치로 일본 재무성 디지털통화기획실장은 “예금은 국내외 송금과 기업 간 거래, 개인 결제까지 모두 처리하는 가장 범용적인 돈”이라며 “이 기능이 온체인으로 이전되면 금융기관이 담당했던 결제 시스템도 블록체인 위에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예금토큰의 원년”이라며 일본 각지에서 관련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활용 사례도 공개됐다. 마쓰다 이케이 디지털플랫폼 최고경영자(CEO)는 호코쿠은행과 함께 이시카와현 물가지원금 지급에 예금토큰을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예금토큰 도입 이후 계정 수가 약 23만 개 늘었다”며 “노토반도 지진 당시에는 피난민들이 위험 지역으로 돌아가지 않고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확산을 위해서는 과제도 남아 있다. 하토가이 실장과 히라코 요시오 DCP CEO는 지역은행마다 발행하는 예금토큰을 하나의 결제망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은행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6> 토큰화 “다음은 MMF”

미카즈미 기미오(왼쪽부터) 오사카디지털거래소 사장과 다나카 유키 블랙록 이사, 유아사 미쓰노리 프랭클린템플턴 재팬 디지털·핀테크 담당 이사, 고바야시 에이지 시큐리타이즈 재팬 일본 대표 등이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미카즈미 기미오(왼쪽부터) 오사카디지털거래소 사장과 다나카 유키 블랙록 이사, 유아사 미쓰노리 프랭클린템플턴 재팬 디지털·핀테크 담당 이사, 고바야시 에이지 시큐리타이즈 재팬 일본 대표 등이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토큰화 논의는 지급결제를 넘어 자산운용으로 확대됐다.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 시큐리타이즈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 등 전통 금융상품이 토큰화 시장의 다음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나카 유키 블랙록 이사는 토큰화 MMF의 대표적인 활용처로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과 기업의 단기 유동성 운용, 온체인 금융거래 담보를 제시했다. 초기에는 가상자산 기업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전통 금융회사까지 투자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실제 수요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아사 미쓰노리 프랭클린템플턴 재팬 디지털·핀테크 담당 이사는 “상품을 만드는 것보다 누가 사용할 것인지가 더 큰 과제”라며 기관투자가의 참여 기반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바야시 에이지 시큐리타이즈 재팬 일본 대표는 “2033년 글로벌 토큰화 자산 시장이 약 3000조 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일본도 금융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토큰화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7> 비트플라이어 “일본 넘어 글로벌”

유조 카노(왼쪽) 비트플라이어 홀딩스 대표가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유조 카노(왼쪽) 비트플라이어 홀딩스 대표가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X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도예리 기자

유조 카노 비트플라이어홀딩스 대표는 일본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비트플라이어는 일본계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처음으로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규제인 미카(MiCA)에 따른 가상자산서비스제공업자(CASP)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현재 룩셈부르크를 거점으로 EU 27개 회원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노 대표는 “일본에서 세계로 나아가겠다”며 “이제부터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비트판다, 미국에서는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거래소와 경쟁하며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비트플라이어는 기관투자가와 상장기업을 위한 신규 서비스 ‘비트플라이어 프라임’도 공개했다. 거래와 보관, 내부통제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기관 전용 서비스다. 카노 대표는 “기관투자가와 상장기업이 가상자산을 본격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라며 “기관 고객이 요구하는 보안과 내부통제, 거래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을 바라보는 해외 업계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처음 웹엑스를 찾은 에즈라 웡 오로스 사업개발·파트너십 총괄은 “이전에도 행사 초청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참가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일본 기관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했다고 판단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행사는 이전과 비교해 기관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확실히 이동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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