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급락을 반복하며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을 떠났던 투자 자금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국내 5대 거래소의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월보다 80% 넘게 급감하며 시장은 활기를 되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17일 가상화폐 정보 제공업체 코인게코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5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거래대금을 집계한 결과 7월 1~16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3억 8000만 달러(약 5626억 원)로 나타났다. 이는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인 약 23억 2000만 달러(약 3조 4349억 원)보다 83.6% 급감한 규모다.
최근 급락세를 이어간 국내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다시 유입되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 흐름만 놓고 보면 지난달 말 5만 달러대까지 밀렸던 비트코인(BTC)은 이달 들어 6만 달러선을 회복했고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거래대금은 오히려 감소해 가격 반등에도 신규 자금 유입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오히려 가상화폐 시장의 거래 위축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의 연환산 변동성이 비트코인을 웃돌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폭증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시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시장보다 주식시장에서 더 큰 변동성과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단기 매매 자금이 코인시장으로 복귀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가상화폐 시장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은 뚜렷했다. 상반기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고 미국에서도 인공지능(AI)·우주산업 등 성장주 투자 열풍이 이어졌다. 비트코인이 6만~7만달러 구간에 장기간 정체되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자 단기 차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으로 옮겨갔다.
거래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들의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가상화폐거래소는 거래 수수료가 사실상 유일한 수익원인 만큼 거래대금 감소는 실적 악화로 직결된다. 실제 올해 1분기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8% 줄었다. 빗썸도 매출이 5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5.8% 급감했다. 조만간 발표를 앞두고 있는 2분기 실적도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가상화폐 제도화가 거래 회복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상원이 클래리티법 통합 수정안을 공개하고 8월 휴회 전 본회의 통과에 성공할 경우 기관투자가 참여 확대와 규제 불확실성 완화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클래리티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상원의원들과 만나 법안의 처리 방안과 향후 입법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타란 딜런 쿨라 디지털자산 책임자는 “클래리티법 논의가 진전돼 디지털자산의 법적 지위와 감독 체계가 명확해질수록 기관투자가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자금 유입도 확대될 것”이라며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위축된 투자심리와 거래량도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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