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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로 돈 버는 해외 코인거래소 [기자의 눈]

도예리 금융부 기자

“왜 한국 기업을 기반으로 해외 가상화폐거래소만 돈을 벌어야 합니까.”

최근 국회에서 열린 가상화폐 관련 세미나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이 쏟아졌다. 해외 가상화폐거래소들이 국내 기업과 한국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대표적인 곳이 바이낸스다. 바이낸스는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현대자동차를 각각 기초자산으로 하는 무기한 선물 상품을 상장했다.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 무기한 선물 상품 ‘KORUUSDT’도 선보였다. 바이비트와 쿠코인도 유사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국내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해외 가상화폐거래소에서 24시간 365일 거래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문제는 정작 국내 사업자는 이 시장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상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는 현물 거래에 머물러 있어 토큰화 자산은 물론 파생상품도 사실상 취급할 수 없다. 그 결과 기초자산은 한국 기업인데 거래는 해외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수수료와 유동성, 이용자 데이터까지 해외로 흘러가고 있다. 국내 거래소는 경쟁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한국 기업이 만들어낸 투자 수요의 과실을 해외 사업자에 내주고 있는 셈이다.

물론 무기한 선물과 토큰화 자산은 투자 위험이 큰 만큼 투자자 보호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제도를 만드는 대신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해외는 제도를 정비하며 시장을 키우는데 한국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가상화폐 산업 경쟁력은 이제 단순히 거래량이나 상장 종목 수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식·채권·ETF 등 다양한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이제 한국도 질문을 바꿔야 한다. 관련 상품을 허용할지 말지를 두고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투자자를 보호하면서도 국내 사업자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제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 기업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이 해외에서만 성장하는 현실을 더 이상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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