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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약세장에도 기관은 투자 확대...스테이블코인·RWA·AI결제 뜬다”

■‘머니트렌드 2026’ 김준우 쟁글 대표 강연
美 제도 정비에 금융기관 대이동 본격화
가격보다 기관 인프라 투자 중요성 강조

김준우 쟁글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경제 머니트렌드 2026’ 에서 ‘크립토 기관 및 대중화 시대의 크립토 투자 테마’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김준우 쟁글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경제 머니트렌드 2026’ 에서 ‘크립토 기관 및 대중화 시대의 크립토 투자 테마’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올 들어 가상화폐 약세장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단기 가격 변동성보다 기관 자금의 움직임을 읽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 디지털자산 제도 정비가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금융기관의 자금 대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준우 쟁글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서울경제 머니트렌드 2026’에서 ‘크립토 기관 및 대중화 시대의 크립토 투자 테마’를 주제로 강연하며 “가격은 오르고 내릴 수 있지만 기관들이 구축하는 금융 인프라는 쉽게 되돌아가지 않는다”며 “지금은 단기 시세보다 돈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글로벌 금융사들의 잇단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구글과 삼성전자·신한금융 등 국내외 14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오픈 USD(OUSD)’가 대표 사례다. 그는 “금융회사들이 가격이 아니라 결제와 송금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현재 시장을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검증하던 단계를 넘어 제도권 금융과 실제 사업 모델이 결합하는 대중화 단계로 규정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토큰화 금융상품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과거와는 다른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NFT와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등 지난 사이클에서는 대중화를 시도했지만 규제와 기관 자금이 뒷받침되지 못해 실험 단계에 머물렀다”며 “이제는 법·제도가 갖춰지고 글로벌 금융사들이 실제 사업을 시작하면서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기관들의 움직임은 일시적인 투자 열풍이 아닌 금융기관의 대이동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몇 년 전만 해도 가격이 급락하면 기업들의 관련 프로젝트도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며 “ETF와 수탁, 회계 기준, 결제망, 스테이블코인 입법까지 동시에 구축되면서 쉽게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시장도 개인 중심에서 기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현물 ETF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출시 400여 일 만에 운용자산 1000억 달러를 돌파한 점을 대표 사례로 들며 “이제는 반감기나 채굴자보다 기관 자금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목해야 할 투자 테마로는 스테이블코인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결제, 실물자산 토큰화(RWA), 토큰화 증권을 제시했다. 스테이블코인은 해외 송금과 기업 간 정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디지털 달러 레일이라고 평가했다.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아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이며 기존 결제·정산 체계를 대체할 잠재력이 큰 만큼 오히려 기존 카드사와 은행조차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사업을 잠식할 수 있는데도 금융사들이 뛰어드는 것은 사업적 효율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 투자 대상으로는 서클과 테더 같은 발행사, 이더리움(ETH)과 트론(TRX), 솔라나(SOL) 등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꼽았다. 특히 이더리움은 스테이블코인 발행량과 디파이 시장에서 모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네트워크라고 평가했다.

AI 에이전트 결제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그는 “현재 AI는 정보를 검색하는 단계지만 앞으로는 예약과 구매, 결제까지 직접 수행하는 시대가 열린다”며 “초소액·24시간 자동 결제가 필요한 AI 시대에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가 필수”라고 말했다. 마스터카드와 비자가 AI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도 이 같은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실제 정산 통화와 결제 표준, 거래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과 네트워크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코인베이스와 서클, 솔라나 등을 대표 사례로 들며 AI가 실제 구매와 예약, 결제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할수록 스테이블코인과 고속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물자산토큰화(RWA)는 미국 국채와 부동산, 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의 접근성을 높이는 분야로 소개됐다. 김 대표는 “토큰화는 투자 자격이나 최소 투자금 때문에 접근하지 못했던 자산을 누구나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한화와 미래에셋 등 국내 금융사들이 이 시장을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RWA 분야에서는 미국 국채 토큰화 플랫폼인 온도파이낸스, 자산 토큰화 기업 시큐리타이즈, 블록체인과 현실 데이터를 연결하는 체인링크(LINK), 거래 인프라를 제공하는 이더리움 등을 주요 투자 테마로 제시했다. 전통 금융자산이 온체인으로 이동할수록 발행과 유통, 가격 정보, 거래를 지원하는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에는 어떤 코인이 상장될지가 관심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수익 모델을 가진 산업과 인프라가 투자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개별 코인보다 기관 자금이 향하는 기술 기업과 블록체인 네트워크, 디파이 프로토콜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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