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세 차례 유찰된 압수 가상화폐 위탁 보관 사업의 사업비를 3배 이상 늘리고 대형 사업자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조건을 바꾸면서 업계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경찰청은 압수 가상화폐 보관·관리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24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부터 세 차례 공고가 모두 유찰된 데 따른 네 번째 시도다. 1차 공고는 응찰 업체가 없었고 2차 공고는 단독 응찰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못했다. 3차 공고에는 기술평가 기준인 85점을 넘긴 사업자가 없어 최종 유찰됐다.
세 번 연속 사업자 선정에 실패한 경찰청은 이번 공고에서 사업비를 기존 8300만 원에서 2억 6700만 원으로 3배 이상 늘렸다. 경찰청은 예산 증액 이유에 대해 “입찰 참여업체의 수익성을 개선해 대형 가상화폐거래소 등 민간 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청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압수 가상화폐를 직접 관리하는 과정에서 해킹과 관리 부실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된 만큼 압수 즉시 전량을 믿을 수 있는 전문업체에 위탁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 수사 과정에서 새벽이나 휴일에 압수 가상화폐가 발생할 수 있어 24시간 대응 조직을 갖춘 업체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또한 해킹으로 압수 자산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100% 보상을 요구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요건들을 모두 종합하면 대형사, 그것도 24시간 가상화폐 거래업무를 동시에 하고 있는 업비트가 아니면 충족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압수 가상화폐 규모가 수백억 원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장하려면 대규모 보험 가입과 충분한 재무 여력이 필요하다. 아직 유의미한 수준의 매출도 내지 못하고 있는 커스터디 업체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입찰에 업비트를 포함해 6개 사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커스터디 업계 관계자는 “신뢰 산업인 커스터디 특성상 공공기관 사업 수주 여부는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 최선을 다해 준비했었다”며 “하지만 사실상 업비트를 겨냥해 나온 입찰 공고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힘이 빠지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경찰청은 이에 대해 “관련 법령 및 계약 규정에 따라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사업자가 선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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